시앙가 키부일라 사무엘 아빌리우 주한 앙골라대사는 19일 서울 성북구 주한 앙골라대사관에서 진행된 '타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앙골라는 현물 시장과 추가적인 단기 계약을 통해 한국의 원유 공급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 "중동 원유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지만…현물 시장 분량 '한국 우선 공급' 가능"
아빌리우 대사는 1981년 석유 엔지니어로 입사해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Sonangol)'에서 부회장까지 지낸 베테랑 에너지 전문가다. 이후 환경부 차관과 주요국 대사를 거쳐 지난해 3월 주한 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최근 미·이란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상황을 예리하게 짚으며 앙골라가 든든한 '보완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계약 외 물량 확보: 앙골라는 차관 상환 명목으로 상당량의 원유를 중국에 장기 공급하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현물 시장(Spot Market) 판매분을 한국에 우선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간 협의 진행 중: 아빌리우 대사는 "이미 한국 외교부와 원유 공급 문제를 협의했으며, 한국 정부가 소난골과 협력할 국내 기업을 주선할 예정"이라며 "현물 거래로 신뢰를 쌓으면 향후 장기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완적 역할 강조: 다만 물리적 제약상 중동 원유를 대규모로 완전 대체하기보다는, 리스크를 분산하는 보완적 공급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 美·EU 주도 '로비토 회랑' 프로젝트… "한국 EPC 기업에 최적의 무대"
앙골라는 원유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구리, 흑연, 망간 등 희토류가 대거 매장된 자원 대국이다. 아빌리우 대사는 자국이 추진 중인 메가 인프라 사업인 '로비토 회랑(Lobito Corridor)'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 로비토 회랑(Lobito Corridor)이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잠비아 등 중앙아프리카의 핵심 광물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고자 추진 중인 총연장 1,300km의 거대 철도·물류 연결 사업.
아빌리우 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정학적 긴장감을 경계하며 "로비토 회랑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지정학적 동맹이 아니라, 수익과 물류 개선을 위한 다자간 협력 전략"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의 강점 분야 결합: 그는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강점을 가진 철도 전철화 시스템, 교량, 터널, 항만 확장, 디지털 인프라가 정확히 필요하다"며 한국 대기업들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배터리 공급망 확보 기회: "한국의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이 사업에 참여한다면, 핵심 광물인 구리와 코발트의 장기 공급 계약 및 정제 파트너십을 선점하는 데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3. "한강의 기적 배울 것"…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앞두고 '과감한 시장 개방' 주문도
1992년 수교 이후 올해로 수교 34주년을 맞은 양국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깊은 신뢰를 쌓아왔다.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방한 당시 "짧은 시간에 성장을 이룬 한국을 배워가겠다"며 극찬한 바 있다. 아빌리우 대사 역시 "앙골라에는 아프리카처럼 가난의 극복 과정을 잘 아는 한국의 경험과 근무 기강, 혁신 기술이 절실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다음 달 1일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양국 간 진정한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역시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무관세 정책 비교: "중국은 이달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무관세 정책을 시행 중인 반면, 한국은 높은 관세 장벽 때문에 커피, 바나나, 카사바 등 아프리카 농산물 수출이 무척 어렵다"며 한국 시장의 진출 기회 확대를 요구했다.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 제안: 아빌리우 대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단순한 자원 공급처를 넘어 ▲관세 인하 ▲기술 이전 ▲전략 부문 투자 확대 ▲지속 가능한 산업·에너지 파트너십 등 한 단계 높은 경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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