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민연금의 책무는 통화 방어가 아니라 노후 소득 보장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환율 불안이라는 단기 처방을 위해 연금기금을 사실상 외환시장 완충재로 동원하고 있다. 이는 정책 편의에 따라 연금의 성격을 변형시키는 위험한 선례다.‘한시적’이라는 말의 상시화이번 조치는 “한시적 연장"이라 설명됐지만, 이미 반복된 전례를 볼 때 한시성은 설득력을 잃었다.
외환 불안이 나타날 때마다 국민연금이 등장하는 구조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
“위험은 연금이 떠안는다"는 인식이 고착되면, 외환시장 구조 개선이나 재정·무역 정책 조정은 뒤로 밀린다. 이는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다.환율 리스크의 왜곡된 이전외환스와프와 환헤지는 환율 하락 시 손실을 제한하지 못하는 구조다.
환율이 안정되면 얻는 이익은 제한적인 반면,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비용은 연금이 고스란히 부담한다. 외환시장 리스크가 국민 노후 자산으로 이전되는 구조다.성과 압박과 결합된 위험이번 결정은 ‘목표초과수익률 설정’과 동시에 이뤄졌다.
이는 환헤지 비용 증가와 성과 압박을 동시에 운용진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고위험 자산 편중을 유도할 가능성을 높인다. 연금 운용 역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조합이다.가장 큰 문제는 세대 간 불공정현재의 환율 안정 효과는 현 세대의 금융 불안을 완화하지만,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부담은 미래 세대의 연금 수급자에게 전가된다.
결정권자와 부담자가 다른 구조, 이것이 바로 연금 정책이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국민연금은 정부의 정책 수단이 아니다.
연금이 외환시장 방어막으로 동원되는 순간, 연금의 독립성과 신뢰는 훼손된다. 단기 안정을 위해 장기 안전성을 희생하는 선택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지금 필요한 것은 연금의 역할 확장이 아니라 역할의 복원이다.
외환 안정은 외환당국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며, 국민연금은 오직 국민의 노후만을 바라봐야 한다.
연금이 정책의 땜질 도구로 전락할 때, 그 비용은 반드시 국민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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