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이남열기자]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역사학자 카를로 M 치폴라(1922~2000년)는『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을 남겼다.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다섯가지 유형의 법칙을 서술하면서 첫째 항상 그리고 불가피하게, 각각의 인간은 어리석게 행동한다. 둘째 한 인간의 어리석음의 비용은 보통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부과된다. 셋째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때도 어리석다. 넷째 어리석은 사람은 그들의 행동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마지막 다섯째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피할 수 없다. 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나도 남도 손실을 입게 만드는 어리석은 사람‘ 을 제외한 공동체 부류를 3가지유형으로 나눈다.
①남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은 손해를 보는 순진한 사람 ②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주면 현명한 사람 ③남들이 손해를 봐도 자신만 이익을 얻으면 영악한 사람, 으로 구분하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은 극히 적었던 인류의 역사를 반추했다.
치폴라 식으로 세상을 들여다 본다면 현존하는 4,000여 종의 포류 동물 중 사람이 가장 위험한 동물로 이해된다.
그에 따르면 16세기 프로테스탄트 이전 태동한 자본주의를 인류가 만든 가장 어리석은 졸작으로 꼽았다.
그가 남긴 수 많은 역사적 사례 중 십자군 전쟁을 소개해 본다. 11세기 경 후추를 마음껏 먹을 수 없어 집착에 빠진 은수자(수도자) 피에르는 성전을 명분으로 1차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다. 7차까지 이어진 전쟁으로 이슬람교의 참패한다. 결국 그가 원했던 후추 무역으로 유럽의 상권은 흥행했다. 물자가 풍부해지자 남성과 여성은 향락의 늪에 빠져들었고 소유욕구까지 왕성해지자 외도를 막아보고자 정조대를 고안한다.
반면 남성과 같은 미혹에 빠진 여성들은 정조대를 풀어낼 겉쇠를 찾아다니면서 야금업자들은 호황을 맞는다. 이로서 불을 다루는 대장장이가 급증하게 되자 어느 순간 전쟁 무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게 되면서 정조대로 시작한 철의 산업이 18세기 산업혁명의 기초를 다진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치폴라의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탐욕이 문명의 발전을 이끈 갈기(Mane)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럽의 개인주의는 이렇게 태동해 오늘날 이기주의로 변신한다. 현재 UN 및 다보스 포럼, IMF, 유네스코 등 셀수없는 국제기구는 피에르 십자군과 후추가 만들어 낸 부루주아들의 산채가 된다.
본디 세계4대 문명으로 알려진 이집트, 인더스, 메소포타미아, 황허 등 발원지를 보더라도 영국, 스페인, 포르투칼 등 유럽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오늘날 이들 훈족들은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500백 만년간 이어진 인류 문명의 기원은 파기되고 위조되면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치폴라는 역사상 어느 사회에도 일정한 비율의 어리석은 사람이 존재해 왔으나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현존하는 82억 인구의 90% 상당하는 사람은 기억을 잊은 멍청이에 가깝다는 뇌 과학자의 분석을 통해 가히 경악에 가까운 중압감을 느낀다.
2차 대전 당시 34살에 짧은 생을 마감한 독일의 성직자 본 회퍼도 어리석은 사람과 동의어인 '멍청이' 법칙 관련 에세이를 낸다.
본이 말하는 멍청이란 ’자기 만족에 빠진 사람이며 논리적으로 이해하거나 설득할 수 없는 자' 를 의미한다. 멍청이는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이며 '악은 무력으로 퇴치할 수 있으나 멍청한 사람은 좀처럼 제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들 멍청한 사람은 이기적으로 타고난 자'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미국의 유명한 작가 겸 인플루엔서인 마크 맨슨이 한국을 방문했다. 귀국에 나선 그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방문했다’ 라며 다큐멘타리를 제작해 한국의 자본주의 집착 폐혜를 지적한다. 단적으로 바람의 신 앞에 선 무력한 촛불 신세라고 읽어낸 그는 한국의 자본주의 맹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전세계 스타크래프트 강국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피 튀기는 경쟁구도는 그로부터 생겨난 악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은 학교와 직장까지 이어지는 경쟁 구도 과정에서 각자 타고난 개성이 사라지고 공산품처럼 찍어낸 호빵과 같다고 평가했다. 더욱이이분법적 사고는 타자만을 의식해 외모의 형태 변형, 명품의 치장, 겉치레를 마치 자존감인 것처럼 내세우는 우울한 국가라는 비관적인 표현까지 사용한다.
필자 또한 마크의 분석에 동의한다. 가짜뉴스를 남발하고 거짓에 거짓을 덧보태는 여야 정치인과 공생하는 수많은 언론인들 저들의 좌우익 이데올로기 애바위 게임에 시민은 흔들흔들 조종된다. 차마 분노를 삭일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대한민국이 오늘날 현실이다.
이와 달리 인종차별이 극단에까지 치닫고 있는 덴마크의 경우 우리가 저버린 민족주의를 곳추 세웠다. 국민들은 축제와 학교의 작은 행사 및 시민의 생일날까지도 국기 다너브로(Dannebrog)를 치켜세웠고 그 가치는 '휘게(Hygge)를 위하여' 라고 노래한다. 휘게란 '편안하고 아늑한 우리만의 공간' 을 의미한다. 그들 국민만이 함께하고 즐기고 나누는 소박함을 최고의 가치로 평가하며 외부인에 있어서는 냉혹할 정도 차갑다. 전세계적으로 인종차별 국가라는 비난도 쇄도하지만 덴마크 국민은 씽긋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민족주의는 철저한 국가관으로 이어졌고 2022년 1인당 GDP 65.000달러를 유지하고 있으며 핀란드에 이어 행복지수 또한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전통을 잊고 타자를 의식하는 한국, 타자는 애초부터 없었으며 소박한 전통을 지키고자 한 덴마크. 치폴라가 말한 어리석은 사람, 본 회퍼가 지적한 멍청이를 마크 맨슨은 한국인으로 지목했다. 2015년 UN이 채택한 17개 지속가능발전 미션조차 딴나라 얘기로 치부하는 덴마크, 이들과 동일한 민족주의로 뭉친 1인당 GDP 800달러의 아프가니스탄, 정도대와 겉쇠를 만든 미국이 어찌 침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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