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군민을 괴롭히고 모욕하는 '해상풍력' 전 군민 나서 증오해야..
나정남 | 기사입력 2022-08-01 14:43:37
[타임뉴스=박승민 서태안 Reset]1851년 출간된 미국의 허먼멜빌(1819~1891)의 대작 모비딕(Moby Dick)의 선원 스타벅은, 고래사냥에 나선 선장 에이허브(Ahab)에게 '흰 고래 사냥은 말 못하는 짐승에게 복수하려고 애쓰는 광기’ 라고 폄하하자 그는 이렇게 꾸짖는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 판지로 만든 가면에 불과해, 하지만 매번 -특히 살아있는 행동, 분명한 행동을 취할 때면- 이치에 어긋나 보이는 가면 뒤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이치에 맞는 무언가가 이목구비를 들이밀고 있어, 인간이 거기에 닿으려면 일단 가면을 뚫고 들어가야 해, 죄수가 벽을 뚫고 나가지 않은 이상 어떻게 밖에 닿을 수 있겠는가,

내 입장에서는 바로 그 흰고래가 내 앞까지 닥쳐온 벽이야 … 고래 녀석이 날 괴롭히고 있고 날 모욕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녀석 안에서는 터무니없는 강력한 힘이 있고 헤아릴 수 없는 악의가 그 힘을 북돋고 있지, 내가 증오하는 것도 바로 그 헤아릴 수 없는 그 무언가야.. 흰 고래가 앞잡이인지 주축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고래 녀석에게 내 증오를 쏟을 계획이네..>

멜빌의 고래사냥은 사람이 감추고 세계가 품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그 '무엇', 그 강력한 악의에 저항하고자 하는 의지의 인간을 의미한다.

오늘날 6만 여 태안군민은 3,000년 생업의 터전이라고 지켜온 푸른바다를 터무니 없는 1,110여개(풍력발전 370기×3 기준)의 흰 날개를 가진 철구조물에게 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흰 고래에게 한 쪽 다리를 빼앗긴 에이허브 선장, 풍력(자연에너지)이라는 미명 아래 은빛 바다를 내어줄 위기의 벽에 막힌 태안군민, 그 처지는 분명 동병상련이다.

지난 4년 현존하는 어민들 생전 꿈결처럼 고요할 것 같던 바다에 흰 고래(거대기업)라는 녀석의 앞잡이인지 주축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지만 태안군은 이치에 맞지 않는 강력한 힘으로 헤아릴 수 없는 그 '무엇' 을 감추면서 군민을 괴롭히고 모욕하고 있는 현실 또한 '에이허브 선장이 모비딕을 향한 증오' 와 같다.

마치 자연이 매춘부처럼 곱게 화장하고 유혹하지만 그 이면에는 납골당이 자리 잡고 있었 듯, 해상풍력에는 알지 못하는 그 ‘누가’ 능란하게 속임수를 발휘하고 있다. 는 불안감이 태안을 엄습한다.

지난 22일에 이어 29일 양일 간, 태안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반대투쟁위원회 저항을 지켜본 필자는, 이치에 어긋나 보이는 가면 뒤에 여전히 이치에 맞지 않는 '무언가' 숨겨져 있다. 는 확신으로 무모한 투지를 들이대는 70여 명의 반투위 선원들의 극단적 행동을 바라보며 흰색 가면을 쓴 모비딕의 악의를 들여다 보고자 했던 에이허브 선장의 극한 저항이 연상된다.

태안관내 바다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어촌계는 약80여 곳이 넘어선다. 그곳에는 10,000 여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며, 1,800여 선단은 해수면 조업에 나선다. 군 수산과에 등록한 맨손어업 종사자만 9,000여 명에 달하는 생명의 바다.

이들의 선대는 고대를 넘어 상상으로만 추측될 5만년 전 호모사피엔스다. 그들은 세계가 품고 있는 적의를 의지의 저항으로 정복하고 생성(변화)을 거듭한 끝에 수렵문명에 종지부를 찍고, 오늘날 공동체의 시조(始祖)가 되었다.

시조가 된 우리 선대는 각자 자신의 영역에 울타리를 쌓고, 1만 년의 장구한 세월로 눈물의 바다를 지켜왔다. 우리가 풍요를 누리는 황토빛 대지는 그들의 선혈(鮮血)이 겹겹히 쌓여 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고달픈 쩐내는 그들의 탯줄이다.

1948년 8.15 해방을 맞으며 일제치하를 극복한 뒤 48년 만에 국가 절반이 절망에 빠졌던 1997년 IMF에도 우리 태안이 굳건할 수 있었던 근원은 실정(失政)을 반복하는 국가가 아닌 우리 선대가 남긴 '금빛 대지' 와 '은빛 해수면' 이였다.

지난 1984년, 세계는 세계의 허파를 보존하고자 △ 네델란드, 독일, 덴마크 해안 북해 △ 미국 조지아 연안 동부 △ 대서양 연안인 캐나다 동부 △ 1600km에 이르는 아마존 △ 경기와 인천, 충남, 전남 지방 서해안 등 가치 추정이 불가능하다. 며 세계5대 갯벌로 지정했다. 가까운 일본도 중국에도 없는 서해안 갯벌 말 그대로 황금어장을 보유한 태안은 축복의 도시.

이 축복의 도시에 터무니 없는 블랙스완(예측하지 못한 위기)은, 1953년 한국전쟁 종전 후 65년이 지난 무술년 개띠 어느날 다가왔다.

검은 비를 뿌리며 음습한 음기를 군청로 1가에서 540km 해안까지 드리우며 등장한 그는, 그해 10.26일 에이허브 선장의 한쪽 다리를 물어 뜯은 흰 고래 모비딕(자본가)을 출현시킨다.

이때 그 '무엇' 은 감추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털에 무자비한 발톱을 숨긴 자본가' 를 필두로 자신의 선대가 피 흘리며 지켜온 은빛 해수면을 사악한 흰 고래(자본가)에게 내어준다.

마치 그의 시조가 자신만을 위해 대대손손 지켜온 자신의 바다인 것처럼..

주축은 알 수 없으나 '오직 군민을 위해, 군민을 위한다' 고 했던 어리석은 군민은 그런 군수를 믿었다. 그런 그는 세수를 앞세워 "자본가의 투자약정서, 공유수면 점사용, 자본을 위한 인허가 전담부서를 군청에 설치하고 어민의 쪽빛바다를 바둑판처럼 쪼개 분할에 나섰고 이에 걸맞는 컨설팅 사무실로 리뉴얼을 단행하며 영구히 장악할 듯 호기" 를 부린다.

이에 반투위 이충희 위원은 이렇게 울부짓는다. <“우리는 선대가 피 흘려 지켜온 거대한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제정신’ 이라는 섬에 안착해 평화와 기쁨을 누렸다. 우리는 오직 그 '섬' 에 안착해 바다가 전해주는 충만한 삶을 누려왔으나 이제 그 섬이 사라질 위기의 벽에 직면했다. 따라서 오늘날 선대의 유산인 이 '섬' 을 고스란히 지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피를 흘리는 극한의 벽에 부딪혀야 한다. 선대는 늘 그렇게 지켜 우리에게 넘겨주었고 우리 역시 늘 그렇게 지켜 후대에게 넘겨줄 당면한 의무가 우리의 숙명이다">

[지난 22일 해상풍력 추진 민관위원회 제3차 회의를 저지시킨 반투위 조직]

모비딕을 쫓는 에이허브 선장 또한 "위급한 상황에서 '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는 선박 목수 퍼스(Perth)에게 '진짜 저주 받았다' 고 비판하며 “자네는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나. 자네가 미치지 않는 것은 하늘이 아직 자네를 미워하기 때문인가" 라며 위기가 몰려오면 인간의 본능대로 행동할 것을 권고한다.

그렇다. 70인의 반투위 용병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자본을 무기로 삼은 거대기업들이 흰색 팔랑개비를 흔들며 은빛바다를 조롱하기 전 '본능에 충실하게 미쳐있는' 6만 여 군민의 투지를 보여주자는 전조(前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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