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은행나무 독살 주범 환기미술관 규탄' 기자회견 [서울환경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files/news_article_images/202605/1698967_20260526213654-53480.720px.jpg)
[서울타임뉴스=김용환 기자 =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미술관 앞이 격렬한 규탄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을 기리는 '환기미술관'이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를 고의로 독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서울환경연합과 부암동 주민들은 26일 오전 환기미술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술관 측은 반환경적이고 불법적인 나무 독살 행위를 즉각 인정하고, 주민과 시민사회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상하게 떨어지던 푸른 잎사귀…CCTV에 포착된 ‘그날의 범행’,주민들이 수령 100년 이상으로 추정하며 마을의 역사로 여겨온 은행나무의 비극은 한 주민의 예리한 눈썰미에서 시작됐다.
최근 부암동 주민 홍세진 씨는 한창 푸르러야 할 은행나무 잎들이 비정상적으로 말라 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상함을 느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달 22일 오전 9시쯤, 녹색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 2명이 환기미술관 담벼락 밖에 서 있는 은행나무로 다가왔다. 이들은 전동 드릴을 이용해 나무 몸통에 깊숙이 구멍을 뚫은 뒤, 준비해온 제초제를 주입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증거를 확보한 주민들이 지난 22일 경찰과 함께 미술관을 항의 방문하자, 환기미술관 측은 결국 "나무에 제초제를 주사한 것이 맞다"며 행위를 시인했다.
미술관 “외벽 무너질 위험” vs 주민 “사유지 방패 삼아 골든타임 놓쳤다”
미술관 측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는 '안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측은 과거 종로구청에 "은행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 미술관 외벽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며 관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미술관의 이 같은 행태가 무책임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및 주민 공동 성명
"이 은행나무는 사유지 경계에 있다는 이유로 구청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지 못했다. 미술관의 은밀한 독살 행위 때문에, 나무가 제초제를 들이켠 후 즉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놓쳐버렸다."
“응급 처치 비용 부담하고, 서울시는 보호수로 지정해야”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들은 미술관이 예술을 다루는 공간임에도 정작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중은 결여되어 있었다며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참석자들은 환기미술관을 향해 ,나무를 살리기 위한 응급조치에 적극 협조할 것,이에 소요되는 모든 회복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종로구청을 향해서는 해당 은행나무가 더 이상 사유지라는 사각지대 속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수’로 긴급 지정해 법적 제도망 안에서 보호할 것을 강력히 청원했다.
마을의 오랜 영물이자 자연유산이 인간의 이기심 속에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이를 둘러싼 지역 사회와 미술관 측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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