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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칼럼] "팬덤이 만든 정치, 검증 사라진 민주주의"..무대 뒤로 사라질판

[타임뉴스 설소연기자]

[타임뉴스=기도문] 해방 이후 한국 정치의 대중 참여 방식은 철저히 분석과 평가가 결여된 감정 중심의 지지로 특징지어진다. 지도자의 사상, 정책, 국가 비전보다 이미지와 인기에 몰입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 전반을 지배해온 문화적 패턴이다.

50~60%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그의 과거 행적·정치적 내공·국정 운영의 철학을 되짚어 보면 과연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있었는지 회의적일 때가 많다. 그러나 대중은 이를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좌충우돌식 인기에 도취되어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생략해왔다.

▶ 다른 나라의 정치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문과 가풍을 통한 정치교육을 이어온다. 중국은 151명의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7억 당원을 지배하며 철저한 당내 서열과 훈련 시스템을 거친다. 미국은 엘리트 제도권 경우 "로스쿨, 주지사, 싱크탱크"을 거치지 않으면 정계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 전혀 다르다. 정치 진입 장벽이 사실상 ‘팬덤과 인기’뿐이다. 정치인은 검증의 과정을 거치기보다 대중의 감정적 열광에 편승해 무대에 오른다. 이 구조에서 정치적 실력, 제도 이해도, 국가 비전은 부차적인 요소가 된다.

지방 권력의 실상 ‘캠프 운전 홍보 대리역할자 출신들이 대거 행정의 척추로

지방자치단체장만 봐도 문제는 명확하다. 상당수 단체장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절차나 제도조차 숙지하지 못한 채 당선된다. 이들을 보좌하는 참모진의 대부분은 선거 캠프 출신으로, 역할은 고작 운전, 홍보, 동향 파악에 머물렀던 인물들이다.

이런 이들이 선출 이후 별정직으로 기관에 들어와 행정을 좌지우지한다. 이들이 법령 검토, 공문서 결재, 정책 수립을 담당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행정은 무능으로 흐르고, 권력은 제 식구 챙기기로 귀결된다.

검증 없는 팬덤, 민주주의의 역설

한국 정치에서 ‘민주정’은 오히려 왕정·군정·과두정보다도 질적으로 떨어지는 모순에 직면해 있다. 민주정은 ‘시민의 정치적 성찰과 검증’을 전제로 작동하는 제도인데, 지금의 팬덤 구조에서는 그 전제가 무너졌다.

정당 대변인조차 공화정, 왕정, 군사정권, 과두정의 차이를 논할 수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토론과 검증이 사라진 민주주의는 결국 팬덤이 선택한 ‘스타 정치인’들의 인기 경쟁장으로 전락한다.

▶ ‘열광’이 아닌 ‘검증’이 정치의 출발점

지도자를 평가하지 않는 사회에서 정치의 질적 도약은 불가능하다. “정치인은 스타, 시민은 팬"이라는 구조가 지속되는 한, 민주주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국민이 무대의 관객이 아닌 감독이 되어야한다. 권력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권력을 비판하고 평가하는 눈이 살아있을 때, 비로소 민주정은 민주정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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