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병원, ‘철 모르는’ 수족구병? 벌써부터 유행
전염성 강하고 백신 없어... 예방이 최우선
홍대인 | 기사입력 2014-06-05 21:30:54

[대전=홍대인 기자] 영유아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으로 주로 한여름에 발병해왔던 수족구병이 때 이른 더위로 유행시기가 두 달이나 빨라 진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학교병원이 지난 5년간 이 병원에서 수족구병으로 찾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한 달간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은 소아환자는 입원 9명 외래 35명 등 44명으로 작년의 1.8배, 2012년의 3.2배, 2011년의 1.8배, 2010년의 3.2배에 달하는 등 최근 5년간의 같은 시기에 비해 평균 2~3배나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말 전국 100개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족구병 표본 감시결과 외래환자 1천명 당 수족구병 환자 수가 3.9명으로 올해는 유행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손(手)과 발(足), 입(口)안에 수포성발진과 물집, 궤양이 일어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수족구병(Hand-Foot-Mouth Disease)은 장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삭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으로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좋아지나, 전염력이 강한데다 엔테로 바이러스 71에 의한 경우에는 발열, 두통,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등을 나타내는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철우 교수는 “늦은 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한 여름인 7~8월에 성행하는 수족구병 환자들이 요사이 일찍 찾아온 더위로 지난달부터 유행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열이 심하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자꾸 토하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경우는 뇌수막염이나 뇌염이 동반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또 잘 먹지도 못한 아이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경우 심한 탈수 증세가 있는 것이므로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통 수족구병은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데 감염 후 3~5일 동안의 잠복기가 지나면 미열, 식욕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초기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입 안의 인두는 빨갛게 부어오르고 혀와 볼 점막, 후부인두, 구개, 잇몸과 입술에 수포가 나타날 수 있다.

수족구병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예방접종 백신이 없다. 한번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기기는 하지만, 다른 균주에 의해 감염되면 다시 수족구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 대개 손발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하고 비누 혹은 손 소독제를 사용하여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한편 물은 끓여먹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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