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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업인연대 “강이 만든 바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보다 무서운 포퓰리즘”

[타임뉴스=기고문]서해, 지금 보이지 않는 양식장 폐사 어류의 괴질 현상 심화 등 붕괴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1단계 완공 목표를 2031년에서 2030년으로 1년 앞당기면서 관련 산업계는 기대감 속에 국민은 수산물 단백질 공급원의 오염에 신경전이다.
[해양수산발전어업인연대 + 환경행동연합 독지가 김영실 여성어민]

서해는 바다가 아니다. 한강·북한강·남한강·한탄강, 그리고 금강과 임진강까지 나아가 북한의 해금강까지 인천 옹진군과 태안군을 거쳐 군산 목포에 이르는 장구한 하천이다. 실로 국내 주요 하천의 절반 이상이 흘러드는 거대한 종착지가 이 서해바다다. 이 강들은 매년 막대한 양의 유기물과 영양염류, 미세 퇴적물을 실어 나르며 세계적으로 드문 갯벌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이 갯벌은 단순한 진흙이 아니다. 수산물의 산란장이고, 성장의 터전이며, 바다를 정화하는 자연의 장치다. 서해가 ‘수산물의 보고’라 불린 이유다. 국제사회 역시 이 가치를 인정해 유네스코는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선출직 공직자의 포퍼먼스 포퓰리즘으로 붕괴되고 있다.

1980년부터 시작된 인천에서 군산까지 이어지는 해역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발전소가 밀집한 곳이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는 바다의 온도를 바꾸고, 대기오염 물질은 퇴적물에 쌓였다가 다시 떠오르며 생태계를 압박한다. 그 결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바지락 등 패류 폐사, 어장 생산성 감소이 20년 전보다 50%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구조가 더해진다. 해상풍력과 함께 추진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즉 해저 송전망이다.

해저 케이블은 설치 과정에서 바닥을 뒤집고, 운영 과정에서는 많은 열과 전자기장을 발생시킨다. 각각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모든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데 있다.

자기장은 가시광선이 아니라 카메라로 직접 촬영 불가하다. 전기장·자기장은 측정 장비(센서)로만 확인 가능하다. 따라서 “사진"이 아니라 계측 데이터 시각화(heatmap, contour map)형태로 표현된다.
[전기 자기장 영향 분포도]

우리 눈에 보이는 발전소의 온배수, 해류 변화로 인한 오염 퇴적물, 이제는 해저 케이블까지, 서해는 지금 ‘겹겹의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은 이를 하나로 보지 않는다. 발전소는 따로, 풍력은 따로, 송전망은 따로 평가된다. 그러나 바다는 따로 반응하지 않는다. 모든 영향을 한 번에 받는다. 이 괴리가 지금의 위기를 만든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선출직 공직의 포퍼먼스이다. 그들은 해양 생태계의 기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반면 발전소와 송전망은 표심은 눈에 보인다. 정책이 후자를 따라가는 순간, 국민은 고난의 연속이며 바다의 생명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서해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전기를 만드는 바다로 갈 것인가, 생명을 만드는 바다로 남을 것인가. 정책이 이 질문을 피한다면 결과는 분명하다. 갯벌은 남을지 몰라도, 그 기능은 사라질 것이다. 갯벌이 사라지면 능산적 자연의 먹이사슬은 에너지 공급원의 차단보다 더 심각한 균열을 야기할 수 있다.

서해는 아직 살아 있다. 하지만 그 균형은 포퓰리즘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바다를 이해하려는 마지막 시간이다. [해양수산발전어업인연대 여성어민 김영실(이사)]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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