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합동조사 TF는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국군정보사령부가 피의자 중 한 명을 ‘공작 협조자’로 공식 인정하면서 사건은 단순 민간인의 돌발 행동을 넘어 국가 기관이 개입된 대형 안보 스캔들로 번지는 모양새다.
23일 군경합동조사 TF는 무인기 제작자 장 모 씨,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한 대학원생 오 모 씨, 그리고 업체 관계자 김 모 씨 등 3명에 대해 출격금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기존 항공안전법 위반 외에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이들이 북한으로 날려 보낸 무인기가 강화군 이륙 직후 우리 해병대 2사단 부대 일부를 무단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을 정찰하겠다던 무인기가 정작 우리 방공망을 뚫고 아군 기지를 촬영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보 허점을 드러낸 대목이다.
사건의 가장 큰 반전은 정보사의 시인이다. 정보사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부승찬 의원실에 대한 대면 보고에서 오 씨가 정보사의 ‘공작 협조자’였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정보사 측 설명에 따르면, 공작담당 부대가 이른바 ‘가장 신신문사’를 운영하기 위해 오 씨를 포섭했으며, 공작원들이 취재를 빙자해 정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오 씨를 발행인으로 등록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공작 계획은 정보사 100여단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보사는 이번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에 요원들이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건은 이제 정치권과 대통령실로 향하고 있다.
피의자 장 씨와 오 씨가 과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이력이 드러났으며, 정보사 B 대령이 오 씨에게 활동비를 지원하고 공작 계획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소속 C 중령 등 윗선에 보고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두고 “한국이 무인기 도발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간인을 내세운 국가 기관의 ‘위장 공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제법 위반 논란은 물론 남북 관계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확인은 제한된다”며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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