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한민국 분만 인프라가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이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4곳 중 1곳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산부인과는 53개소(3.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은 125개소(26.4%)나 줄었다. 산부인과 간판을 내건 의료기관 4곳 중 실제 분만이 가능한 곳은 1곳에 불과한 셈이다.
지역별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2025년 6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은 77곳(30.8%)에 달했다. 분만실이 1곳뿐이라 언제든 취약지로 전환될 수 있는 지역도 60곳(24.0%)에 이른다. 2020년 분만 기관이 없던 지역은 60곳이었으나, 5년 새 17곳이 추가로 분만 공백지대로 전락했다.
정부는 분만 인프라 유지를 위해 2023년 말부터 분만 수가를 대폭 인상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분만 환자 수는 2020년 27만 명에서 2024년 23만6천 명으로 12.6% 줄었으나, 총 진료비는 5,618억 원에서 7,015억 원으로 오히려 24.9% 증가했다. 환자 1인당 진료비는 208만 원에서 297만 원으로 42.8%나 상승했다.
장종태 의원은 “통계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필수의료 붕괴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정부 대책이 재정 투입에만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수가 인상은 붕괴 속도를 늦출 뿐 사라진 분만실과 떠난 의료진을 되돌릴 수 없다"며 “분만 취약지에는 지역 공공산후조리원과 연계한 공공산부인과 설립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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