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정책] 오는 3월 27일, 대한민국 복지 역사의 분수령이 될 ‘지역사회 통합돌봄법’ 시행을 앞두고 제도의 산파로 불리는 김용익 (재)돌봄과미래 이사장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정부 사회정책수석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보건의료 정책의 대부 김 이사장은 24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정부가 내놓은 로드맵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자칫 ‘무늬만 돌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김 이사장은 이번 본사업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특히 정부 로드맵에서 주거 지원과 재활 서비스가 소외된 점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았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맞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의 핵심은 편안한 주거 환경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재활”이라며, 주택 개조와 방문 재활 서비스가 통합돌봄의 뿌리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권이 무시되거나 형식적인 서비스에 그치는 양적 확대는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경고다.
정부가 사회적 경제조직이나 민간 기관 등 공급 주체의 다양화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직접 공공 공급자를 늘려야 할 책임을 회피하고 민간 시장의 자율성에만 기대려 한다면 보편적 안전망 구축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공공 인프라 확충에 손을 놓는 순간, 돌봄의 질은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물 한 바가지’ 예산... 전국 229개 시군구 쪼개기 지원의 한계
재정 지원의 영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증액된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 원이지만, 김 이사장의 분석은 달랐다.
지자체가 사업비로 쓸 수 있는 실질 예산은 620억 원 수준이며, 이를 전국 229개 시군구로 나누면 곳당 평균 2억 7천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시군구마다 돌봄 나무를 심어놓고 물은 한 바가지도 안 되게 나눠준 꼴”이라고 비유하며, 예산의 획기적 증액 없이는 제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돌봄과미래는 인프라 투자 등을 포함해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예산 증액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앙 통제 풀고 지자체에 칼자루 줘야”
정부의 중앙집권적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돌봄은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복건복지부는 큰 틀의 지침만 정하고 구체적인 운영과 인력 통제는 지자체에 과감히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자체가 창의적으로 모델을 설계하고 주민들에게 직접 평가받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진정한 자치 돌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용익 이사장의 이번 발언은 법 시행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정부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장이다.
단순한 제도 시행을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진짜 돌봄’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 의지 표명과 함께 예산과 인프라라는 실질적인 뒷받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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