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제도’를 통해 약값 거품을 제거하고 의료기관의 저가 구매를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오는 2027년부터 기존의 직권 인하 방식을 탈피해 시장 경쟁과 연계한 새로운 약가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요양기관이 기준가보다 싸게 약을 구매했을 때 지급하는 ‘저가 구매 장려금’ 비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민간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종합병원, 일반 병·의원, 그리고 동네 약국에 지급되는 장려금 비율이 기존 20%에서 35%로 상향된다.
예를 들어 약국이 기준가 1,000원인 약을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900원에 들여와 건보 재정 100원을 아꼈다면, 기존에는 20원을 보너스로 받았지만 앞으로는 35원을 받게 된다.
당초 정부는 2025년 계획안에서 이 비율을 50%까지 파격적으로 높이려 했으나, 특정 의약품 쏠림 현상이나 시장 혼란 등 부작용을 우려해 최종 35%로 수위를 조절했다. 다만, 공공성 유지를 위해 국공립병원은 기존과 동일한 20% 비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취지는 좋지만 의료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난 11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정작 약을 처방하는 일선 의사들이나 약사들이 이 제도의 존재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보상 체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면 굳이 번거로운 협상을 통해 저렴한 약을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 현장을 겨냥한 세밀한 홍보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환자들의 뿌리 깊은 ‘오리지널 약’ 선호 현상도 큰 장벽이다. 약효가 동일한 복제약(제네릭)이 있더라도 환자가 이름값이 높은 비싼 약만 고집할 경우, 의사나 약사가 저렴한 약을 들여올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제도가 성공하려면 약값 거품을 빼는 것이 결국 환자의 본인 부담금 경감과 건보 재정 건전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의사와 환자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인식 개선 캠페인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값 리베이트’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야
그동안 제약사와 병원 간의 약값 거래는 불투명한 리베이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제도는 차라리 그 절감액을 공식적인 ‘장려금’으로 투명하게 지급해 시장의 자정 작용을 유도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인센티브 강화가 자칫 환자에게 필요한 약보다 ‘마진이 많이 남는 약’을 우선 처방하는 부작용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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