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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사법 3법’ 강행에 결국 사퇴… 조희대 대법원장 사의 수용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서울타임뉴스=오현미 기자] 사법부의 행정 살림과 대국회 소통을 총괄하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국회의 입법 강행과 정치권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취임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사법부는 당분간 행정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박영재 대법관의 사퇴는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처리된 직후 결행됐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해당 법안들이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우려를 표해왔으나, 입법부의 강행 처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과 무력감이 사퇴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법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이력으로 인해, 야당 강성 위원들로부터 지속적인 사퇴 압박과 공세를 받아왔다. 

대외 소통 창구인 행정처장이 오히려 정치권 공격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법안 통과까지 겹치자 결국 자진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박 처장의 사의를 수용하되 후임자는 바로 지명하지 않았다. 

이는 노태악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관 구성이 13인 체제로 줄어든 상황에서, 박 대법관을 즉시 재판 업무로 복귀시켜 재판 지연 등 실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후임 처장이 임명될 때까지 법원행정처는 기우종 차장의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사법행정의 연속성은 유지하겠지만, 국회와의 관계 개선이나 주요 사법 정책 추진력은 당분간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법행정의 수장이 정치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물러나는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의 권력 분립 원칙이 위협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재판의 결과를 두고 판사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아 행정직 사퇴를 종용하거나, 사법부를 길들이기 위한 법안을 밀어붙이는 행태는 결국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법원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보루여야 한다. 

행정처장의 공백이 재판의 공정성이나 독립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 대법원장의 고심 깊은 후속 인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권 또한 사법부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위를 멈추고 법치주의의 가치를 존중해야 할 때다.

오현미 기자 오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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