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5-2부(신용호·이병희·김상우 부장판사)는 최근 명진 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을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에서 "제적 처분은 무효"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계종과 명진 스님 측의 주장이 1심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이로써 명진 스님은 2017년 승적 박탈 이후 약 9년 만에 법적으로 종도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 근거를 굳히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명진 스님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템플스테이와 문화재 관리 비용이 총무원장의 통치자금처럼 변질됐다"고 종단 운영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조계종 호법부는 "근거 없는 발언으로 종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제적을 요구했고, 사법기구인 초심호계원은 2017년 4월 명진 스님의 제적을 확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종단의 처분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명진 스님이 부당한 징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청구한 위자료 3억 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꼽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종교 내부의 징계라 할지라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징계권의 범위를 일탈했을 경우 사법부의 심판 대상이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줄평] "할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지워졌던 이름이 9년 만에 다시 종단 장부에 새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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