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사례 1,141건을 샅샅이 뒤져 경기도와 서울시 등에 신고했다.
A씨의 끈질긴 신고 덕분에 경기도는 수사를 통해 52건의 형사 처벌 확정 판결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관련 규정에 따라 8,500만 원의 포상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반응은 냉담했다.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정인에게 너무 많은 돈을 주는 것은 문제다"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한 것이다.
행정의 편의를 위해 시민의 자발적 감시를 이용해놓고, 정작 보상 시점에는 '예산 핑계'를 대며 입을 씻은 셈이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포상금 지급이 요건만 맞으면 무조건 줘야 하는 '기속행위'인지, 지자체가 판단해서 안 줄 수도 있는 '재량행위'**인지였다.
하급심(1·2심): "포상금 제도는 행정력의 한계를 보완해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 법적 예외 사유가 없다면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은 정반대였다. 대법원은 "포상금 지급은 시민의 자발적 감시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익적 행정행위(경제적 이익 제공)"라며 "지급 여부는 지자체의 재량 영역"이라고 못 박았다.
시행령에 '30일 이내에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음에도, 대법원은 "지급하기로 '결정'했을 때 30일 이내에 주라는 뜻이지, 무조건 주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자의적인 해석을 내놨다.
[타임뉴스 시선] "누가 이제 불법 전매를 신고하겠나"
이번 판결로 '신고 포상금'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지자체가 포상금을 주기 싫으면 예산 부족이나 형평성을 이유로 언제든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독버섯인 불법 전매를 뿌리 뽑겠다며 큰소리치던 정부와 지자체. 하지만 정작 위험을 무릅쓰고 신고한 시민에게는 '재량'이라는 법적 방패 뒤에 숨어 약속을 저버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공익 신고는 하되 보상은 기대하지 마라"는 대법원의 메시지가 과연 공정한 법치 국가의 판결인지 시민들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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