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일회용컵 무상제공 금지 검토…보증금제 자율로"
이남열 | 기사입력 2024-10-08 18:40:56
[타임뉴스=이남열기자]환경부가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돈 받고 팔 수만 있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환경부 내부 문건을 보면 환경부는 소비자 '선택과 책임' 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일회용 컵 무상제공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일회용 컵 판매수익은 일회용 컵 배출·회수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텀블러를 이용한 고객에게 혜택으로 주도록 강제하거나 권고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복안으로 보인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

일회용 컵 무상제공 금지 시 초기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지만, 제한적일 것이고 일회용 컵 사용량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판단했다. 아울러 '환경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상쇄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공공기관 일회용품 줄이기 규정'을 개정해 기관장 재량으로 기관 내 일회용 컵 반입 또는 판매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문건에 포함됐다.

일회용품 규제는 크게 '사용금지'와 '무상제공 금지'가 있다.

예컨대 일회용 봉투와 쇼핑백의 경우 매장 면적 33㎡ 초과 도소매업에서는 '무상제공 금지'여서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편의점과 같은 종합소매업에서는 '사용금지'여서 원칙적으로 제공이 불가능하다.

강 의원이 확보한 환경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환경부는 일회용 컵 무상제공을 금지할 경우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자율'로 시행할 수 있게 바꿀 계획이다.

제주처럼 보증금제 시행에 의지를 가진 지역과 일회용 컵 사용량이 많은 야구장과 놀이공원 등 대형 민간 시설에 제도를 도입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카페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내도록 하고 컵을 반납하면 돌려주는 제도다. 애초 전국에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환경부가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재작년 12월 제주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축소 시행한 바 있다.

작년 11월 환경부가 식당과 카페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려는 조처를 철회하는 등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하고, 보증금제 전국 확대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행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제주와 세종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는 데 현재까지 2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제도를 이행하기 어렵게 설계돼 수용성 높은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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