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SMR kWh당 90원 탄소중립…스마트넷제로시티
한수원, 원자력연차대회서 새 도시 설루션 발표…
이남열 | 기사입력 2024-04-25 07:18:36
[타임뉴스=이남열기자]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유기적으로 조합해 도시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한수원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후위기 극복의 길, 원자력이 함께 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4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혁신형 SMR인 'i-SMR'을 활용한 도시 탄소중립 해법을 선보였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SMR을 활용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SMR Smart Net zero City) 구상을 공개했다.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SMR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도시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혁신형 SMR인 'i-SMR'을 활용한 도시 탄소중립 해법을 발표하고 있다.]

24시간 안정적으로 경제적 전기를 공급하면서도 대형 원전보다 유연한 출력 조절 기능을 갖춘 SMR과 날씨 등 환경 요인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큰 재생에너지를 하나의 전력망에 통합한 뒤 산업·주거·상업 시설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부족할 때는 SMR의 전력 생산을 평소보다 늘려 대응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활발할 때는 SMR의 출력을 줄이거나 원자로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일반 전력 공급 외 열원 공급,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SMR이 에너지 수급의 균형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한수원은 국내 2곳과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스웨덴 등 해외 5개 지역에서 각 도시의 실제 기후 환경 데이터와 도시 개발 계획을 담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마트 넷제로 시티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스마트 넷제로 시티가 구현됐을 때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도 에너지 생산 비용을 현재보다 약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황 사장은 "스마트 넷제로 시티는 세계적으로 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스마트 시티와 SMR의 결합을 통해 모두가 원하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며 "i-SMR과 재생에너지 조화를 통해 각 도시가 필요로 하는 모든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도시 지속 발전과 탄소중립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제시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 실현을 위해서는 체계 핵심인 i-SMR의 적기 개발과 상용화 성공이 중요하다.

SMR은 설비용량 300㎿(메가와트)가량의 '미니 원전'이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 1기의 발전 용량 1천㎿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원자로 핵심 구성 요소인 노심,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를 대형 트럭 한 대에 실을 수 있는 정도 크기의 구조물에 통합해 넣었고,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중력이나 밀도차 등 자연의 힘만으로 원자로 냉각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일반 원전이 냉각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대부분 바닷가에 건설되는 것과 달리 SMR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런 장점들로 SMR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 차세대 청정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 각국도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뛰어들어 현재 전 세계 80여개의 노형이 개발 중이다. 해외 선도기업들은 오는 2030년대 초 SMR 상용화를 목표로 규제 기관 심사 등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3천992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한국형 SMR을 개발 중이다.

한수원은 이날 2025년까지 표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 설계 인허가를 획득한 뒤 2030년 1호기를 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일정표도 내놓았다.

한수원은 또 ㎾(킬로와트)당 건설비가 3천500달러, 발전 단가는 ㎿h(메가와트시)당 65달러 경제성이 탁월한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kWh당 90원가량으로 대형 원전보다는 조금 높은 높지만, 액화천연가스(LNG), 태양광, 풍력 등 주요 발전원보다는 훨씬 낮은 가격이다.

황 사장은 "도시의 탄소중립 달성은 길고 험난한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여정의 선두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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