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총은 세사람이 같은 주장을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그렇다고 답했다.결국 세사람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는 고사성어 삼인성호(三人成虎)는 이렇게 유래된다.
조금 가까이 들여다보면 거짓말의 권위가 왕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흔한 대중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비판으로도 평가된다. 왕 역시 대중(하나의 무리)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거짓말은 당사자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전파속도가 전광석화처럼 빨라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오죽하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고 했을까. 거짓말에 속고 속이는 이들은 보통 중우(衆愚) 계층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점은 ’신은 죽었다‘ 던 니체의 ’르상티망(ressentiment)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간 본성 자체가 시기, 질투, 원한에 사로잡힌 동물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간의 본성이 이렇다 보니 ‘진실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것은 진실하지 않다’ 는 고매(高邁)한 진리를 누가 지키려고 하겠는가! 그러니 감각에만 의존해 외부에서 자아(自我)을 찾는 이들에게 정작 내제되어 있는 진실(마음, 혼)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확고한 세계관이다.
기이한 점도 있다. 거짓말을 사랑하는 이들 역시 허위나 가짜를 혐오한다. 그러면서도 분별(지혜)을 탐구하는 노력은 남에 일로 치부한다. 이를 ‘등잔 밑이 어둡다’ 또는 ‘백지장 한 장 차이’ 내지 ‘한치(3cm) 앞도 못 본다’ 고 한다. 지혜는 '제 마음' 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한다는 깊은 의미로도 이해된다.
오늘날에 발생된 현상만은 아니다. 기원전 6세기 프라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 라는 명제를 남겼다. 금수는 흑백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반면 사람은 천연색으로 세계를 인식한다. 역으로 천연색이 주는 해악은 금수에게는 혼돈, 인간에게는 오류 투성이인 주관과 불화의 근원인 감정(5대 정념 또는 7가지 칠정)적 혼돈만 안겨준다. "검은 머리 거두지 말라" 는 경전의 말씀 또한 검은 머리 눈에 낀 현란함을 잊지 못한다는 의미도 내포된다
동물은 후각 내지 청각으로 전달되는 감관기능을 분석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지각기능이 인간보다 몇 백배 빠르면서도 정확하다. 인간은 이와 같은 감각기능이 현저히 낮아 이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전해주는 메세지(암호)인 자연재해나 기후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 주변에서 벌어지는 기망행위, 사기술, 연설가의 거짓말조차 서치(search)하지 못하는 무감각한 실정이다.
이곳 태안군을 바라보면 여타 지역보다 거짓말과 기망술에 있어 촌각을 다툴 정도로 기민하다. 대중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를 대리한 태안군 선출직 공직자로부터 그 아래 하부 조직까지 썩을대로 썩은 곳이 태안이다. 불과 5년만에 벌어진 갈라치기는 능란한 기망술이 원인으로 작용된다.
이 지점에서 힘과 감각이 떨어진 사람이 무슨 수로 동물의 제왕이 되었는지 한 눈에 파악된다. 언어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해도 능숙한 거짓말과 능란한 속임수로 불리는 '교란 무기' 가 없었다면 최상위 포식자로 살아남을 수 없었다는 방증을 태안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전국시대 방총이 염려한 삼인성호, 우리 사회에 주체할 수 없이 넘실대는 페이크(pake)라는 비수는 이때 초고도화 된다. 이제 언문을 깨우친 문맹인(혼이 없는 좀비)들의 약탈에 도구로 작용될 것이다. 하여 때 늦은 후회로 통곡하기 전 당장이라도 키케로(기원전 106 ~ 43년)가 언급한 인간다움(humanitas 동의어 인문학)을 찾아가는 인문학 탐구로 무장하여 지금 이 시간 디스토피아 시대에 진정한 아웃사이더로 남을 수 있는 자연의 빛(지혜)을 끝까지 쫓아 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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