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흑석동산성’ 감추었던 모습을 드러냈다
발굴조사에서 남문지, 명문기와 등 시대를 밝힐 유적·유물 확인돼
홍대인 | 기사입력 2022-10-30 14:32:30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시(시장 이장우)는 시 기념물 15호인 흑석동산성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과 문지(門地) 그리고 인장(印章) 형태로 새겨진 명문기와 등 흑석동산성의 역사적 사실을 증명할 주요 유적과 유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흑석동산성 발굴조사는‘산성의 도시 대전’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산성종합정비사업’의 첫 조사로 실시됐다.

흑석동산성은 서구 봉곡동에 위치한 해발 197m의 고무래봉 정상부에 축조된 둘레 약 480m의 테뫼식 산성이다.

산성이 위치한 곳은 두계천과 갑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삼면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 한 면은 산지에 둘러싸여 있으며, 대전에서 연산, 부여지역으로 통하는 길목을 내려다보고 있어 이곳을 감시할 목적으로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였던 흑석동산성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구당서’ 및 ‘신당서’ 백제조에 등장하는 나당연합군과 백제군의 격전지로 유명한 진현성으로 추정되며, 또한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의하면 밀암고성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주요 발굴성과로는 우선 성의 남쪽에서 발견된 6m 높이의 백제시대 석축 성벽과 남문지(南門地)가 있는데, 석축에서는 견고함을 더하기 위한 그랭이 기법이 뚜렷했고, 남문지의 경우는 대전 최초로 발굴에 의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된다.

북동쪽 성벽 구간에서는 석축과 토축 두 기법이 모두 확인되었는데, 석축 구간은 외벽과 내벽을 모두 돌을 쌓아 만든 협축식으로 축조되었고, 토축은 높이 2m 내외에 판축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정방형의 인장으로 찍어 새긴 명문기와가 무더기로 출토되었다는 점이다. 백제 사비기의 표지적인 유물로 ‘인장와(印匠瓦)’라 불리는 이 기와에는 ‘存◯ 丙辰瓦’가 새겨져 있는데‘丙辰(병진)’은 백제 596년으로 추정된다.

대전시 김연미 문화유산과장은 “흑석동산성의 연대와 조영 주체를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로 대전 고대사의 새로운 퍼즐 조각을 찾아낸 것"이라며 “흑석동산성의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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