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이남열기자]두 세대가 함께 거주한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하이랜드 파크의 한 주택. 계단을 기준으로 오른쪽엔 '트럼프 2024', 왼쪽엔 '해리스·월즈 2024'라고 쓴 팻말이 있다. 11월5일 치러지는 미 대선, 각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대에서 만난 박사과정 유학생 배재훈·권정은씨 부부는 기자에게 이 한장의 사진으로 미 '최대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풍경을 요약해 보여줬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모두 시간과 돈을 펜실베이니아에 가장 많이 쏟아붓는 이유 중 하나다. TV와 유튜브에서 채널과 관계없이 선거 광고가 끊이지 않는다. 일부 주민들은 '지겹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 민주당 성향이 강했던 이곳은 2016년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서는 30년 만에 승리했다. 2020년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다. 득표율 차는 각각 0.72%, 1.17%에 불과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안에서도 카운티별로 워낙에 특성이 각기 다른 탓에 이번에도 승기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한미언론진흥재단과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싱크탱크 동서센터(East-West Center)의 한미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피츠버그시에서 만난 지역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도널드 길리랜드 뉴스·탐사보도 에디터는 이번 대선에 대해 "정말 복잡하고 헷갈리는 선거"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약 30년 기자경력의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보냈다는 그는 "2016년 대선 결과 펜실베이니아주의 전통적인 정치적 지형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으며,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접전이 일어난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펜실베이니아주 주요 도시인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는 전통적으로 진보적이고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간주된다. 이를 제외한 중부 지역은 대부분 인구가 희박한 농촌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종교적이고 공화당 성향이 강하며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주민이 많다.
카빌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피츠버그시가 속한 앨리게니 카운티 정부에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맡고 있는 애비게일 가드너는 오늘날 펜실베이니아주 정치 지형을 설명하면서 'T(티)'를 그렸다. T존에 위치한 농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공화당 성향이 강하지만, 인구가 많은 나머지 도시 지역은 민주당 성향이 강한 곳이다.
펜실베이니아주 각각 북서쪽, 북동부에 자리한 이리 카운티와 노샘프턴 카운티는 정치적으로 인구는 적지만 주 전체 표심의 바로미터, 이른바 '벨웨더(bellwether·지표) 카운티'로 불리는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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