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우키시마호 승선명부 없다더니…총리 방한 전날 제공한 日
79년 만에 명부 일부 한국에 전달…한국인 수천명 희생 추정…진상규명회측 '정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고 주장...
설소연 | 기사입력 2024-09-06 07:29:52
[타임뉴스=설소연기자]한국 정부가 5일 일본 정부에서 받은 우키시마마루(浮島丸·이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승선자 명부는 일본 정부가 79년 동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온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명부 존재 자체를 사실상 은폐했으며 명부 존재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한국 정부의 제공 요청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사진 : 우키시마폭침진상규명회 측 제공]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 전날 명부 일부를 제공했다. 이는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인 수천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1945년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의 명부는 올해 한 일본 언론인의 정보 공개로 사건 발생 79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것.

일본 정부는 그동안 우키시마호 유족들의 국가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선자 명부를 '승선 시 작성해 배에 비치한 것'으로 정의하면서 침몰로 상실됐다고 주장했고 명부와 유사한 문서의 존재도 밝히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하나인 아오모리현의 오미나토(大湊) 해군시설부 '승선명부' 표지에는 "(1945년) 8월 24일 승선, 총원 2천429명"이라고 적혀 있다.

이 명부의 직종, 성명, 생년월일, 본적지가 기록된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가려진 채로 공개됐다.

일본통운 오미나토 지점이 남긴 '우키시마마루 승선 조선인 명부'에는 144명, (1945년) 8월 22일로 기록돼 있다.

미야자키 마사히사 후생노동성 부대신(차관)은 문서 공개 직후 중의원(하원) 외무위원회에 출석해 "승선자 등의 '명부'라고 이름 붙은 자료가 70개 정도 있다"고 밝혔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의 해군 수송선이다.

1945년 8월 22일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천700여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인 유족 등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고 승선자 7천500∼8천명 중 수천 명이 숨졌다고 주장하며 일본 정부에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일본은 사고 후 수년간 선체를 인양하거나 유해를 회수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생존자와 유족들은 1992년 일본 정부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을 문제 삼아 일본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2004년 패소가 확정됐다.

▶일본 야당·시민단체 "한국에 제공해야"…한국 정부도 요청

승선자 명부의 존재가 알려지자 일본 야당 정치인과 시민단체, 전문가 등은 이를 한국에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일본 정부는 애초 제공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시샤 대학 오타 오사무 교수는 문서 공개 직후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명부로 전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 관한 한일 정부의 약속에 기초해 한국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고쿠타 게이지 의원도 지난 5월 중의원에서 일본 정부가 1991년과 1992년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 사본을 한국 정부에 제공한 뒤 "앞으로도 가능한 한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이번에 발견된 명부도 (한국 정부에) 제공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양국 간에 그런 교환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승선자 명부 사본을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후에도 한국 정부에 명부를 제공하라는 목소리는 일본 내에서 이어졌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와 일본 시민단체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도 7월 일본 정부에 승선자 명부를 한국 측에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정부도 명부 존재 사실이 알려진 뒤 일본 정부에 명부 제공을 요청했다.

결국 일본 정부는 이날 확보한 75건의 명부 자료 중 조사를 마친 19건을 우선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넘겼으며 다른 자료들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2022년9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우키시마호 폭침 토론회' 를 개최한 우키시마폭침진상규명회 전재진 대표는 '현재 정부 대응방식으로는 피해자뿐 아니라 그 후손들이 사망한 뒤에도 실체를 밝힐 수 없다' 면서 '국회 차원의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와 공조대응한다면 일본정부의 입장이 보다 신속해 질 것' 이라는 입장을 냈다.

[출처 우키시마폭침진상규명회 국회 토론회 발제자 전재진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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