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 김정욱]  류미나 안채원 김철선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으로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전당대회 선관위에 당 지도부까지 나서 8일 후보들의 자제를 촉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본격적인 진영대결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한 후보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이 의원의 배후 의혹을 거론한 언론 기사를 인용하며 "문자 유출 기획자가 누군지, 그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배현진 의원도 "총선까지 당 지도부 최고 요직에서 모든 선거 기획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영입, 공천 완료까지 모든 그림을 그리고 손을 댔지만 극도의 무능함으로 서울 수도권에 대패의 맛을 남긴 자"라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여사께서 한 전 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와 관련해 저를 연관 짓는 언론 보도와 이를 인용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면서 "어떠한 근거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처럼 후보들이 당 쇄신 방안이나 비전 제시는 팽개친 채 '배신자' 프레임에 이어 '문자' 논란으로 치고받으면서 이번 전대가 총선 패배 분위기를 일신할 전기가 되는 대신 오히려 여권 내분의 장으로 전락하면서 당내에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역 의원 108명이 모인 소셜미디어 단체대화방에선 "국민께 부끄럽고 당원께 면목 없는 전대 과정", "이쯤이면 경쟁이 아닌 자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3선의 이양수 의원은 당권주자 간 경쟁 과열을 지적하는 내용의 언론사 사설 링크를 공유한 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적었고, 재선의 박수영 의원은 성명서를 내자고도 제안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뚜렷해진 당내 친윤·친한의 계파 갈등이 제대로 봉합되지 않을 경우 다음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게다가 합동연설회와 TV 토론이 본격화하면서 후보 간 비방전이 더 노골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전대는 방송 토론회가 여섯차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