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문화예술제단, ‘호남의 사상과 문화: 그 저력의 역사를 찾아서’ 강연 개최
오항년 교수, ‘오백년의 오해와 이해 기축옥사, 그리고 조선을 보는 눈’ 주제로 강연
오현미 | 기사입력 2023-09-24 11:11:47

[광주타임뉴스] 오현미 기자 = 서편제문화예술재단은 지난 22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호남의 사상과 문화: 그 저력의 역사를 찾아서’ 강연과 대담을 열었다.

이번 강연과 대담은 서편제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하고 율곡 연구원, 한국시가문화학회 후원으로 정병헌 전 숙명여대 교수와 오항녕 전주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진행됐다.

이날 오항녕 전주대학교 대학원 교수가 ‘오백년의 오해와 이해 기축옥사, 그리고 조선을 보는 눈’이란 주제로 잘못알고 있는 기축옥사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기축옥사는 정여립 모반 사건에 가담한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상은 왕위 계승의 정통성이 부족한 선조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동인 세력을 토벌한 사건이다.

기축옥사가 일어난지 3년이 지나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진실이 밝혀지지 못한 채 묻히게 됐고, 기축옥사에 대한 자료들도 정립화가 안 돼 있다

오 교수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 왜곡되거나 사라지는 데는 크게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인위적인 요인에는 전쟁으로 인해 사책이 모조리 없어져서 자료가 부족하거나, 편찬에 참여했던 관료들의 불성실성이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오 교수는 정여립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정여립의 대동계는 실재했고, 활동했다"며, “조선시대 반역사건 문서인 ‘추안급국안’ 완역을 통해 보면 정여립이 역적모의를 하지 않았다면 전라도 진안 죽도로 아들과 도망가 자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야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의 반역을 저항, 혁명처럼 해석하는 상투적인 경향이 사태의 이해를 가로막는다. 조선시대의 작은 사회변동, 분반동적인 변화를 해방, 자유 등의 ‘근대주의 언어’로 표현하다보면 분별없이 ‘혁명 변혁, 농민층 분해, 신분제 해체’ 식으로 해석이 따라 붙는다"며 “그러다 보면 기축옥사의 진실을 찾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앞으로 사실의 오류에 기초하여 또 다른 왜곡과 갈등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 3가지를 전했다.

첫 번째는 일제강점기 이래 광해군 시대에 대한 전도(轉倒)된 찬양과 관련이 있다. 광해군이 궁궐공사, 매관매직, 굿과 점술로 나라와 백성을 나락에 빠트렸을 때 인조반정이 일어나 반정과 동시에 광해군대 15년 이상 지속된 궁궐공사를 즉시 중단했다. 또 백성들의 고혈을 짜던 조도성책(특별세금 징수대장)을 소각하고 민간에 부과됐던 쌀과 포를 탕감했다.

결국 광해군을 찬양하다보니 인조반정을 ‘쿠데타’로 왜곡하는 경향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두 번째는 기형적인 조선사상사 연구를 지적했다. 조선의 식민지화에 따른 학계의 자존감 결여는 근대적 요소로 ‘실학’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조선 성리학에 대한 연구를 기피하거나 과도한 ‘수주자학-탈주자학’의 이분법이 심각한 문제점이 되고 있다.

세 번째는 조선시대의 왜곡 요인은 유럽 중심의 근대주의를 들 수 있다. 자본주의와 계몽주의라는 근대 서유럽 중심의 세계관과 역사의식을 통해 조선시대, 조선 문명에 접근하는 연구를 극복해야 한다.

오 교수는 “율곡에 대한 ‘율곡전서’가 정본화 된 것처럼 송강에 대한 정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송강이 임진왜란 중 피난처였던 강화에서 세상을 떴기 때문에 시문, 편지를 수습할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지금 남아 있는 송강의 문집과 연대기 자료를 수습해서 온전한 형태의 송강집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을 통해 율곡과 송강, 호남 사림의 실제 활동과 성과, 나아가 조선 역사에서 갖는 지위가 밝혀지기 위해 500년의 오해는 500년이 걸려야 이해된다며 차분히 진실을 축적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병헌 전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오항녕 교수의 ‘역사의 진실, 사회의 화합’이라는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강연 후 정병헌 전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오항녕 교수의 ‘역사의 진실, 사회의 화합’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이어갔다.

 

광역시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충청남도경상북도경상남도전라북도전라남도
서울타임뉴스인천타임뉴스대전타임뉴스대구타임뉴스광주타임뉴스울산타임뉴스부산타임뉴스제주타임뉴스세종타임뉴스충주타임뉴스태안타임뉴스포항타임뉴스안동타임뉴스의성타임뉴스영양타임뉴스울진타임뉴스문경타임뉴스상주타임뉴스예천타임뉴스영주타임뉴스청도타임뉴스청송타임뉴스영천타임뉴스경주타임뉴스영덕타임뉴스울릉타임뉴스구미타임뉴스김천타임뉴스칠곡타임뉴스고령타임뉴스성주타임뉴스경산타임뉴스봉화타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