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야구 선수 고(故) 조성민 씨(40)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14일 한 스포츠 매체는 조 씨의 전 에이전트 손모 씨(51)가 고인의 짐을 정리하던 중 배낭 속에서 유서를 12일 찾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유서는 9cm, 세로 15cm 크기의 수첩 3쪽에 걸쳐 자필로 작성됐으며 가족들에 대한 유언이 담겨 있다
조 씨는 유서에 먼저 부모에게 "못난 자식이 그동안 가슴에 못을 박아 드렸는데 이렇게 또 다시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드리고 떠나가게 된 불효자를 용서하세요"라며 "더는 살아갈 자신도 용기도 없어 이만 삶을 놓으려고 합니다.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이 드네요"라고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남겨진 두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조 씨는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 환희 준희야. 너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상처를 아빠마저 주고 가는 구나"라며 "불쌍한 우리 애기들…. 이 모자란 부모를 용서하지 마라"고 미안해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재산은 누나 조성미 씨에게 상속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유서를 발견한 손 씨는 조 씨의 전 에이전트이자 그와 호형호제를 하며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는 조 씨의 장례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고인의 곁을 지켰다. 손 씨는 이 유서가 조 씨의 글씨가 맞다고 확인하면서 유서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씨는 6일 새벽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여자친구의 아파트 욕실에서 허리띠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조씨의 유서 전문 ▽
우선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못난 자식이 그동안 가슴에 못을 박아드렸는데 이렇게 또다시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드리고 떠나가게 된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이젠 정말 사람답게 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가져갑니다. 이 못난 아들 세상을 더는 살아갈 자신도 용기도 없어 이만 삶을 놓으려고 합니다.
행복한 날들 가슴 뿌듯했던 날들도 많았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이 드네요. 사랑하는 부모님, 그리고 우리 OO이. 제가 이렇게 가게된 것에 대한 상처는 지우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 환희 준희야. 너희에게 더할 나위없는 상처를 아빠마저 주고 가는구나. 불쌍한 우리 애기들…. 이 모자란 부모를 용서하지 말아라. 법적 분쟁을 위해(법적 분쟁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저의 재산은 누나 조성미에게 전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