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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 안영한기자 =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더위를 이기지 못한 닭이나 돼지 등 가축 16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고, 새만금에서 열리는 잼버리대회에서는 100명이 넘는 온열 환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의 젖줄인 소양호에는 댐 건설 이후 40년 만에 사상 첫 녹조가 발생했고, 강릉은 밤에도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으며, 대구에서는 중앙분리대가 녹아 쓰러지는 등 살인적인 더위로 인한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가축들도 '죽을 맛'…제주 양식장도 '초긴장'폭염에 약한 닭이나 돼지 등의 가축들은 30도 이상 고온이 지속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이는 면역력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심각할 경우에는 폐사한다.충북에서는 도내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8일부터 닷새간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 신고가 37건(2만5천291마리) 들어왔다.닭이 2만5천125마리(99.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돼지 163마리, 오리 3마리 순이었다.충남에서도 닭 2만3천215마리, 돼지 1천941마리가 폭염으로 죽어 모두 2만5천156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전남은 가축 1만2천116마리(닭 1만1천600마리ㆍ오리 262마리ㆍ돼지 254마리)가 무더위에 쓰러졌고, 경북과 전북은 9천179마리(닭 8천800ㆍ돼지 379마리)와 6천323마리(닭 5천480ㆍ오리 551마리ㆍ돼지 292마리)가 각각 폐사했다.불볕더위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가축 사육 농가는 비상이 걸릴 상황이다.충북 음성군 원남면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박모(65)씨는 "요즘 같은 때는 냉방장치가 잘 도는지 계사 내부 온도가 몇 도인지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돌아다녀야 하므로 잠시도 여유 부릴 틈이 없다"고 말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19일부터 지난 1일까지 폭염으로 전국에서 닭 등 가금류 15만6천297마리, 돼지 9천688마리를 포함해 가축 16만5천985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해역 역시 비상이다.지난달 31일부터 충남 천수만과 전남 득량만, 전남 여자만, 경남 진해만에는 고수온 경보가 내려졌다.제주 연안(추자도 포함)과 함평ㆍ도암ㆍ가막ㆍ진해만, 서해 연안(충남 당진 도비도항∼전남 신안 효지도), 남해 연안(전남 장흥 진목∼부산 가덕도)에도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주의보는 섭씨 28도에 도달하면 내려지고, 경보는 28도 이상이 3일 넘게 이어지면 내려진다.광어는 서식 수온이 섭씨 2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산소 부족과 면역 저하로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아직 당국에 접수된 피해는 없지만 폭염이 계속되면 집단 폐사 가능성이 있어 양식장 어민들은 산소 발생기를 연신 돌리고 있다.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인근 해상 1헥타르(㏊) 규모 가두리 양식장에서 조피볼락(우럭) 28만여마리와 참돔 6만여마리를 기르는 이모(53)씨는 "요즘 같은 폭염에는 어민 전체가 초비상"이라며 "새벽부터 나와 물고기 상태를 확인한다"고 말했다.경기도는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 등 축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393억원을 투입한다.도는 취약 농가 2천여 곳에 폭염 대비 면역 증강제 25t을 지원하고 축종별 안개 분무 시설, 정수 시설, 환풍기, 냉난방기, 차열 페인트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경남도와 전북도, 경북도는 축산재해 최소화를 위한 '축산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한다.충북도 관계자는 "축사에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송풍기를 활용, 축사 내 공기를 순환시켜 주고 신선한 물을 공급해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양호 녹조 확산에 비상…잼버리선 무더기 온열환자1973년 댐 조성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소양호는 거대한 녹색호수로 변했다.인제군 인제대교에서부터 시작한 녹조는 38대교까지 4㎞ 넘게 퍼졌고 아래로 10㎞ 넘게 떨어진 양구대교 인근까지 뻗쳤다.강원도는 신속한 방제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가칭 '조류 확산 대응 상황실'을 도 수질보전과에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그러나 조류가 하천을 따라 넓게 확산한 데다 폭염이 지속돼 제거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낮 기온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 청소년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지난 2일 오후 8시부터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는 온열질환자 108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두통,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의 유형을 포함하면 개영식 관련 환자는 모두 139명이다.이 행사에는 세계 158개국에서 온 청소년 4만3천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조직위원회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에도 참가자의 '스카우트 정신'만 줄곧 강조하고 있어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생존체험'이 아니냐는 빈축까지 사면서 대회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전북도 소방본부는 개영식 당일에만 구급 출동 304건, 구조 1건, 응급처치 18건을 처리했다.도 소방본부는 폭염 취약 시간인 오전 10시∼오후 4시 환자 이송이 빈번할 것으로 보고 구급차를 기존 30대에서 36대로 늘려 운행하기로 했다. 이는 연일 지속한 폭염으로 야영장 곳곳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이송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다.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구급차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강원 강릉시에서는 밤 최저기온(2일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30.5도로 '초열대야'가 나타났다.강릉은 2013년 8월 8일 국내에서 처음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를 겪었으며 작년에는 사상 첫 '6월 초열대야'가 나타난 곳이다.3일 오후 2시께는 대구 수성구 파동행정복지센터 앞에 설치된 도로 중앙분리대가 폭염에 달아오른 아스팔트 열기로 쓰러졌다.폴리우레탄 재질인 중앙분리대 하단이 녹아내린 것이다. 중앙분리대가 쓰러진 구간만 50여m에 달했다.같은날 오전 7시 15분께 광주에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400여세대의 전력 공급이 끊겨 폭염 속 주민 불편이 이어졌다.53분 만에 복구 작업을 마친 한국전력공사는 과부하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도심과 해안 곳곳에서는 간밤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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