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속 불교의 사찰은 단연코 아름다운 건축미학을 보여준다.
각원사에는 뛰어난 건축미학과 훌륭한 사상철학자가 있었다.
김형태 | 기사입력 2014-10-08 19:04:03

[천안=김형태기자]사찰의 용마루 위에 올려진 치미(鴟尾), 그 아래로 물고기 모양의 장식, 저 멀리 보이는 산새가 잘 어우러진 풍경화를 볼 수 있다. 또한, 바람이 불면 맑게 울리는 잔잔한 종소리가 편안함을 더해주는 곳이다. (사진_김형태기자)

한국문화하면 사찰이 빠질 수 없다. 건축적인 면에서도 중심이 되는 것이 불교의 사찰이고 단연코 아름다운 건축미학을 보여준다.

본지에서는 10월 7일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각원사(주지승 대원스님)를 찾아 종각, 수행처, 대웅전, 청동좌불상 등을 돌아보며 각원사(대한불교 조계종)와 불교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각원사를 들어서면 입구에서 먼저 종각을 만나볼 수 있다. 2층 누각 형식의 건축물로서 1층은 출입문이 없고 개방된 형태이다. 각원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건물의 중앙에는 치미(鴟尾, 독수리꼬리)가 있고 천장에는 형형색색의 연꽃잎이 가득한데 이 연꽃잎은 건물을 받치고 있는 기둥의 밑을 감싸는 형태이고 계단의 모서리도 연꽃잎이고 경첩도 연꽃잎으로 장식되어 있다.
천장_연꽃(흙탕속, 뻘속에서 피는 꽃), 흙탕과 뻘은 사람의 마음을 표현, 연꽃은 그 안에서 핀 깨끗함을 상징 (사진_김형태기자)
종각을 지나면 정면에는 '대웅전'이 양 옆으로는 '수양관'이 있다. 대웅전 내부로 들어서면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상이 있고, 그 양 옆으로 관세음보살상이 마치 두 개의 기둥인 양 자리하고 있다. 4m 이상으로 보이는 천정에는 석가모니 부처상 위로 9마리의 용이 아래로 내려오는 듯 생동감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으며, 그 바깥을 처마와 처마위로 학이 날아드는 형태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대원스님(각원사 주지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했을 때 용9마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물을 뿜어서 목욕시킨 일이 있었다. 이를 구룡토수(九龍吐水)라 한다"며 “처마위로 날아드는 학은 기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석가모니 부처님, 위로 9마리의 용 형상(구룡토수_석가모니 부처님 탄생했을 때 용9마리가 내려와 물을 뿜어서 목욕시켰던 것을 만듦), 그 위로 학 형상(기쁨의 의미) (사진_김형태기자)
대웅전을 지나 산으로 10여미터를 더 오르면 청동좌불이 있다. 이는 1977년 5월경 남북통일 기원을 위해 건축되었고, 높이 15m, 무게 60t, 넒이 30m, 직경 10m[양 무릎기준], 귀 길이 175cm 의 재원을 자랑하고 있다.
청동좌불상_남북통일 기원 위해 건축됨(77년 5월에 건축), 재원(높이_15m, 무게_60t, 넒이_30m, 직경_10m[양 무릎기준], 귀 길이 175cm) (사진_김형태기자)

청동좌불상 측면으로 방문자들을 위한 의자가 있는데 이 곳에서 각원사를 내려다보면 건축물마다 지붕의 측면에 卍(불교의 상징, 한자_가득할 만)표식과 삼원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원스님(각원사 주지)의 도움으로 각각의 뜻을 알아보았다. ‘卍’ 은 길상의 의미, 만자. 범어(梵語)의 만자(萬字). 석가(釋迦)의 가슴에 있었다는 형상으로서, 불경 번역 때 萬 자의 뜻으로 번역하고 있다. 삼원은 큰 원형안에 조그만 원형이 위에서 하나 아래에서 양 옆으로 두 개 총3개가 들어있는 형태인데 그 내용은 위의 원형이 불(佛) 즉 석가모니 부처이고, 아래로 법(法) 진리의 가르침과 승(僧) 수행인 스님을 의미한다.

한자로 [만]자를 변환한 상징, 길상의 의미, 삼원(또는 삼모) 불(부처), 법(가르침), 승(스님) (사진_김형태기자)

각원사에는 위에 기록한 것 외에 염원을 담은 기왓장들, 산신을 모신 곳,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수많은 불상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곳, 청동좌불상 앞 빌고자하는 내용과 이름을 기록해 잔잔히 타면서 녹고 있는 초들, 스님들의 수련처 등등 더 많은 사연과 의미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렇게 50여분의 투어를 한 후 각원사의 주지이신 대원스님을 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교구본부 각원사 대원스님(주지스님), 도량이 깊고 범상치 않으신 분으로 대화가 물 흐르듯 하신다. (사진_김형태기자)
대원스님은 “한국문화하면 사찰이 빠질 수 없다. 건축적인 면에서도 중심이 되는 것이 불교의 사찰이고 이러한 사찰은 어느곳이든 대웅전(석가모니 부처님 모신 곳)이 중심이 된다"는 말로 운을 떼며 좀 더 세세한 내용을 알려주었다.

사찰에는 입구에 종각이 자리하는데 이 곳은 누각이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다. 이 곳에는 종, 북, 목어, 음판이 배치되는데 이들은 모두 소리를 내는 도구이다. 첫 번째 ‘종’을 치는 이유는 현세가 아닌 곳에 지옥중생들이 떠도는데 이들은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종을 쳐 고통을 없애고 밝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살아있는 이도 마음을 맑게 해 밝게 되도록 한다. 두 번째 ‘북’을 치는 이유는 사후세계에서 헤메는 축생들 즉 소, 말, 돼지 등의 혼들이 짐승의 몸을 벗고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라길 바라는 재도(再度)의 의미이다. 세 번째 ‘목어(木魚)’는 나무로 된 물고기 모양의 북으로 이는 물고기들도 죽으면 사후세계에서 떠돌기에 이 소리를 들음으로서 짐승의 몸을 벗고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라고 기원해주는 것이다. 네 번째 운판(雲版) 구리나 쇠로 만든 구름 모양의 금속판으로서 날 짐승 즉 새, 곤충 등 사후세계를 떠도는 혼들이 이 소리를 들음으로 이들도 역시 사람의 모습으로 거듭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서 “연꽃이 흙탕 속에서 뻘 속에서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흙탕, 뻘 은 중생 바로 사람의 마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이 연꽃이 흙탕속에서 피지만 깨끗하다. 연꽃의 심층적인 뜻은 똑같은 인간이 똑같이 존경하고 똑같이 서로서로 받들어야 비로소 '잘 사는 사회', '잘사는 세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원스님은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되려면 먼저 종교가 좋은 목적으로 교류하고 화합해야 한다며,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행동을 일삼는 성도들 나무랄 것 하나도 없다. 이는 가르치는 사람이 문제다. 이끄는 사람이 잘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그의 말처럼 화합과 상생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다.

천안지역의 구세군, 기독교, 불교가 모여서 서로 소통하기 위한 장을 마련한 일이 있었다. “연합대회(연합회장 대원스님)를 개최하고 이 날 축구도 하고 회의도 했는데 목사들도 스님들도 호응이 좋았다. 그러나 다시 모일 수 없었다. 타 종교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항의가 많았던 것이다"

“또 한번은 불교의 공식행사에 교회 담임목사를 초청했는데 고맙게도 방문해서 축사도 해주고 좋은 모습으로 인사도 하는 등 다시 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듯 했다. 하지만 이 날 행사 이후로 만남이 단절되었다. ‘왜 기독교에서 불교와 모여서 무언가를 하느냐’, ‘목사가 왜 그런 일을 했느냐’는 말들로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또 한번의 화합을 시도한 일이 있었다. 기독교의 한 장로와 만남이 진행되었고 교회에서 치러지는 3.1절 기념행사에 초대된 것이다. 교회는 성스러운 곳이다. 장삼(정복)을 차려입고 예의를 갖추고 방문했다. 그러나 이곳에는 안내하는 이도 없었고 반기는 이도 없었다. 이 자리에는 충청남도에서 본인 포함 8명이 참석했다. 혹여 불교를 비방하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어 관계자에게 비방하는 일이 없도록 요청했으나 신경쓰지도 귀담아 듣지도 않았다. ‘결국은 문제가 발생했다’ 스님에서 목사가 된 이가 간증을 하게 되었는데, 불경에 성모마리아를 비하.폄하하는 글이 기록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 우리를 부른 이유가 무엇인가,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여 좋은세상 ‘극락 즉 천국’을 만들어보자고 모인 것이 아니였는가, 항의를 했으나 받아지지 않았고, 우리는 말 없이 목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기독교 성도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우리에게 대항했고, 심지어는 여러 물건들이 날아들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또 한번의 화합이 깨지게 되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또한 “본래 죄가 없는데 자기 마음을 따라서 죄가 만들어지고 악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이런 세상과 세상사람들을 위해 협력해야 된다. 하지만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만남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으며 “세상의 종교지도자들 모르는 것 아니다. 알고 있지만 안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 것 빼앗기기 싫어서 못하는 것이다"는 쓴소리도 전했다.

세상에는 종교들이 많다. 종교인들도 많다. 대원스님의 말은 맞는 말이다. 세상 곳곳에서 종교인들의 돈 문제, 성추행 문제, 자리다툼 등의 안좋은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이 앞장 서서 계몽하고 바른 것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겠고, 성도들도 깨어있는 정신으로 바른 것을 가르치고 옳을 길로 인도하는 곳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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