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이라는 큰 선물을 가져 온‘난민’
김응택 | 기사입력 2015-06-30 17:30:07

[부천=김응택기자]‘난민’은 자신의 나라에서 박해받아 다른 나라에 보호를 요청하는 이들이다. 많은 미얀마 인들이 정치활동, 출신민족, 종교 등의 이유로 박해를 피해 우리사회에 깃들어 살고 있는데, 특히 부천에 터를 잡은 이들이 많다.

이는 예전에 석왕사 아래쪽에 자리 잡았던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을 중심으로 공동체 모임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미얀마 불교인들은 주말마다 석왕사로 모여들어 예불을 드리고 모임을 가지곤 했다. 석왕사 육화전에는 미얀마 인들이 돈을 모아 미얀마에서 모셔온, 하얀 옥돌로 만든 부처님이 있다. 한국 불자들도 하얗게 빛나는 이국 부처님을 알현하기 위해 석왕사를 찾는다고 한다.

미얀마 인들은 대한민국 이주역사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왔는데, 그중에서도 자치활동은 정말 특별하다고 할 만 하다. 체류가 안정된 난민이 많고 또 그 난민이 부천을 중심으로 모여서 활동해 온 덕분에 집약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 동안은 이들이 종래 활동하던 부천에서 벗어나 임대료가 더 싼 부평으로 대거 이주해 갔다.

현재 부평역을 중심으로 남부와 북부에는 미얀마 인들이 세운 사찰, 음식점, 식료품점, 통신상품점, 문화공간 등이 30여개 넘게 운영되고 있어, 부평이 1만7천여 명에 달하는 국내 체류 미얀마 인들의 홈타운으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적 역량도 점점 깊어져 2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새해맞이 행사 띤잔물축제, 추석에 열리는 틸러가무니 축제는 꽤나 유명하다. 틸러가무니 축제는 98년 석왕사에 미얀마 부처님을 모신 기념으로 열리기 시작하여 매해 즐거움 속에 거듭되고 있다. 이 모든 자치활동의 주축은 물론 난민들이다. 이주민의 자치활동은, 스스로에게는 이민 생활을 버티는 원동력이 되고, 한국 사회에는 문화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다양성’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잘 모르고 받아든 큰 선물이 어떤 가치를 지닌 것인지를 어서 깨닫기를 바란다.

또 다른 기대도 있다. 20년째 난민으로 살고 있는 미얀마 사람 르윈은 그림을 그린다. 그는 미얀마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다 박해를 받게 되어 한국으로 피신해 온 뒤, 만성신부전증을 얻어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면서 그림을 만났다. 그에게 그림은 슬픔과 외로움, 고통을 달래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다. 본인은 한사코 화가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는 이미 전시회를 여러 차례 가진 소박한 화가다.

동그라미도 못 그리던 사람이라고 겸손해 하는 그는, 지난 2013년에 한국을 방문한 아웅산수치 여사에게 직접 그린 초상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미얀마와 한국 미술계를 연결하는 고리이기도 하다.

그가 오래도록 건강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내고, 든든한 고리가 되어 양 사회의 교류를 활발하게 촉진하기를 바란다. 또 ‘난민’이라는 이름에 갇혀 있는 이런 인적 자원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한국사회가 어서 알아보면 좋겠다. 지난 6월 20일은, 난민보호라는 국제 사회의 책임을 전 세계가 공유하고자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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