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민 단장 “서로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
한국여성미디어클럽 기획인터뷰, 새로운 통일담론 ‘통일인문학’
문미순 | 기사입력 2015-05-07 00:06:57

[인천=문미순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남북 관계의 화두로 ‘통일 대박론’을 제시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2013년 통일의식 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63.6%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답한 반면, 여성은 45.7%만이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여성들의 통일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더불어 전 국민적 통일 인식 고취 또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미디어클럽은 전 국민적 통일의식 고취와 비폭력 평화통일 및 탈이념 탈정치적 통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통일 법’으로 보고 4월부터 기획인터뷰를 진행, 지난 달 29일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김성민 단장을 만나 ‘평화와 통일’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성민 단장과의 일문일답.

인문학적 시각으로 통일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통일인문학연구단’이 참신하게 느껴집니다. 정치⋅국제적 측면이 아닌 ‘인문학’으로 접근한다는 것에는 이해가 필요한데요,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독일의 경우 제도, 영토, 체제 등 다 통일이 됐음에도 동독과 서독 사람들 간에 정서적 유대나 생활 문화 통합이 많이 부족해요. 아직까지도 동서독 사람끼리의 갈등이 남아있거든요. 정말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더 사람다운 사회가 되고, 교감하고, 사람답게 대접받는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잖아요? 우려하는 것은 독일 통일 이상으로 남북이 사상, 정서, 문화 차이가 크기 때문에 통합을 하려는 시도를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통일 이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통일인문학’은 ‘소통치유통합’하자고 하고 있어요. 소통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거든요. ‘차이’는 ‘차별’이 아니에요. 남녀라는 성적 차이가 사회적 차별이 되는 것이 사회 문제인 것처럼, 남북도 ‘차이’일 뿐인데 그것을 차별하면 소통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소통의 첫 번째는 서로가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이고요.치유는 치료와는 다른데 저희는 문화적 치유를 말하고 있어요. 남북한 주민과 재중 조선족재러 고려인재일 조선인 등이 일제강점기 이후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 분단체제의 강화 등으로 입은 상처를 ‘역사적 트라우마’라는 개념으로 정립하고 치유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식민, 분단, 이산으로 인한 역사적 트라우마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미래에 집단적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요.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대한 집단적인 ‘화’라는 감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요. 이런 것을 인문학적으로 치유하자는 거예요. ‘통합’은 남북의 문화적 통합을 지향하는 것인데, 정치경제제도적 통합은 이룬다고 할지라도 사람들 간의 문화적 통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독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어떻게 통합을 이뤄갈 것인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교류도 필요하지만 보통 경제적 교류를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당연히 경제적 교류가 있어야 하죠. 먹고사는 문제잖아요. 개성공단이 경제적 교류를 위해 세워졌는데 지금은 활용이 안 되고 있죠. 개성공단 관련자들을 만나면 절규를 해요. 이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막을 이유가 있느냐는 거죠. 저는 경제와 정치를 분리해서 2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성공단에서는 5만 명이라는 북한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데, 그 안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동안 보이지 않게 남과 북의 교류가 되거든요. 경제적 교류는 절대 경제적 교류로 끝나지 않아요. 결국 차이를 좁혀가는 것이거든요. 안타까운 것은 남북 교류가 단절되면서 북중 교류가 치솟으면서 북한의 모든 자원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어요. 정치적인 측면에서 비판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인 측면까지 단절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워요. 그리고 진정한 통일의 길로 가기 위해선 서로 많이 알게 해주는 것이 필요해서 저희 연구단은 대학원 교재에 이어 청소년, 어린이 교재도 만들고 있어요. 연구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어떻게 확산 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요. 다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남북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언어가 같고, 혈통도 같아서 문화적인 측면에서 상당 부분 연결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 첨예한 대립을 이루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70년 분단 이전에 공유하고 있던 문화적 공감대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언어, 혈통, 문화라고 생각하고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 재일 고려인, 재일 일본인, 재일 조선인 들이 있는데 보통은 말이 투박하니까 사람들이 차별을 하거든요. 가장 좋은 것은 역사적으로 이들이 투박한 말을 쓸 수밖에 없었던 사건을 국가적 차원에서 알게 하는 것이에요. 이해를 한다는 건 사람을 존중하게 하는 거잖아요. 보편적인, 인권적인 차원에서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남북 갈등이 심화된 것에 대해 언론이 떳떳하지 못한 부분도 많을 거라고 봅니다.

“너희들은 빨갱이 같은 놈들이야”라고 하는 분단 서사를 “우리는 차이가 많지만, 우리는 원래 하나였어. 같이 돕자”라는 통합 서사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데, 언론이 분단 서사를 생산하는 데 가장 큰 공을 하고 있어요. 특히 종편을 보면 방송으로서의 자질과 책임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죠. 그냥 막 질러요. 팩트를 토대로 서로의 입장 차이를 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꼬마들이 겪지도 않은 분단 서사를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언론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언론이 ‘통합’으로 가는 언어 구사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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