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현재 관공서 주취•소란행위와 같은 행위를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찰에게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難題)로 남아있다.

본인 역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주취자가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면서, 발로 배를 차고, 심지어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하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지만, 피해경찰관은 과잉 대응 논란, 형사 입건 후 처리절차의 번거로움, 또는 입증의 곤란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행위자를 강제력을 통한 형사법적 해결의 문제로만 보면 인권침해 논란의 소지가 생길 수 있고, 이를 염려하여 소극적인 대응을 하게 되면 법질서 확립을 통한 공권력 확보라는 이념에 어긋난다. 

인권보호와 공권력 확보라는 가치 중 어떤 것이 우선인지는 쉽사리 결론을 내기 어렵다. 일견 인권보호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겠지만 인권보호도 엄정한 법집행을 통한 공권력 확보가 전제 되어야 가능한 까닭이다.

하지만 주취소란행위를 결과론적 입장에서 접근해보면, 주취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경찰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어 제3자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고, 주취자가 본인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단순 소란행위를 넘어 공무집행방해, 폭행 등 더 큰 범법행위의 피의자가 되고 이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생각해보면 엄정한 법집행을 통한 신속한 대응이 오히려 주취자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이롭다고 본다.

그러므로 주취소란행위에 강력하고 엄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경찰 뿐만 아니라 치안 서비스 향유자인 국민을 위한 길임을 우리 모두 새롭게 인식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주경찰서 생활안전계장 정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