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인 관행 탈피 주민과 호흡한 보고회
하동군 읍면정보고회, 쇄신군정 일환 일방통행 벗어나 간소하고 내실있게 ‘호응’
장재수 | 기사입력 2011-03-24 10:03:12

[하동=타임뉴스]지난 23일 오후 1시 하동군 적량면 관리 소재 적량면사무소. 하동읍에서 승용차로 5분 남짓한 지근거리에 있지만 여느 농촌의 면 청사와 다름없이 소담했다.



국도 2호선을 따라 면사무소로 가는 길은 봄을 시샘하듯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았지만 하얀 매화가 만개해 봄이 왔음을 실감케 했다.



면사무소로 들어서자 청사 오른편 화단에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은 목련나무에 물이 한껏 올랐고, 청사 입구에는 보라색과 노란색의 꽃을 피운 팬지 화분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오후 1시를 넘기자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어르신을 위시해 여성․청년 등 면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해 30분 사이에 족히 120명을 넘겼다.



취나물이며 부추 같은 특산물 출하에다 매실․밤 같은 과실나무 비료 주기 등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일손이 바쁜 시기인데도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1시 30분에 면정보고회가 열리기 때문.



보고회 시간에 이르자 130㎡(40평) 남짓한 청사 2층 회의실에는 발 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그런데 보고회장 분위기가 종전과는 사뭇 달랐다. 과거 같으면 단상에 군수를 비롯해 국회의원, 도․군의원 등 기관․단체장 자리가 배치되고, 단상 아래에 주민들이 자리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날 보고회장은 단상은 있으되 단상에 올라가는 기관․단체장은 아무도 없었다.



주민들이 보고회장 중간에 자리하고, 양 옆으로 주민과 똑같은 의자에 조유행 군수, 여상규 국회의원, 황종원 도의원, 이홍곤․이정훈 군의원 등 기관․단체장과 군청 공무원 등이 자리하는 형식이었다.



과거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관행에서 탈피해 주민과 호흡하며 행사를 치르겠다는 하동군의 쇄신과 실용군정에서 비롯됐다.

관행을 벗어난 것은 그 외에도 많았다. 종전에는 적어도 5분 가량하던 내빈들의 인사말도 최소한의 인사에, 1분 내외로 줄였고, 인사말도 단상에 오르지 않고 사회자와 동일 선상의 단하에서 이뤄졌다.



웬만한 행사장에서 다 있는 단체장들의 명패도 당연히 없었다. 수직적 관행에서 수평적 관계로 전환한 모습이었다. 이와 같은 형식은 지난 22일 치러진 하동읍정 보고회에서 더욱 빛이 났다.



인구나 시설면에서 면지역과 비교될 수 없지만 보고회장 좌석을 ‘ㅁ’자 모양으로 배치해 군수․국회의원과 주민이 마주보며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좌담회 형식을 취해 주목 받았다.



대신 보고회는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올해 하동군이 추진하는 주요 시책에 대한 조유행 군수의 군정보고에 이어 의정활동 등을 영상물로 처리한 여상규 의원의 의정보고, 김영범 면장의 면정보고 등 간략하면서 핵심적인 내용만 보고돼 참석자의 지루함을 없앴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건의는 귀담아 들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면민들은 지리산 둘레길의 에코하우스가 들어설 옛 삼화초교 앞의 방치된 농협 양곡창고 철거 또는 정비, 서리~우계리 임도 개설, 적량초교 앞 진입로 확장 등 각종 지역 현안과 주민 숙원 해소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조 군수와 여 의원은 군이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은 군이 해소하고, 임도 개설 같은 정부 추진사업은 가능한 한 처리될 수 있도록 군과 국회의원, 도의원 등이 협의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보고회장을 찾은 주민들의 반응은 당연히 호의적이었다. 과거 같으면 마지못해 참석하는 행사였지만 영농철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석해 웃는 얼굴로 되돌아갔다.



우계리 공월마을에 사는 김찬동씨(49)는 “일단 보고회가 일방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지루한 의전과 형식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내실을 기했다는 측면에서 유익했다”며 “이날 보고회를 통해 군수와 국회의원, 도․군의원이 이전보다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 뜻에서 일까. 예전 같으면 행사 주최 측이 수건이라도 한 장씩 돌렸음직 하지만 이날은 되려 면민들이 일부 내빈에게 지역에서 생산된 취나물을 선물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한편, 하동군은 지난 22일 하동읍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13개 읍․면을 찾아 해당 읍․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2011 업무보고 및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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