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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광주 모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 총판 대표로 자신을 거짓 소개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으나, 이 모든 게 거짓이었다.
국내 대학병원은 A씨가 교환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없다고 밝혔고, 그가 제시한 미국 의사 면허도 가짜로 판명됐다. 그녀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컬럼비아대학 졸업증에는 '생물학 석사'라는 전공이 기재돼 있을 뿐 의대를 졸업한 증명도 없었다. 만 23세인 1997년 미국에서 입국한 A씨는 2009년까지 전남 순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했고, 2010년부터는 광주 영어학원 본부장으로 일한 것으로 드러나 어린 나이에 의대를 졸업하고 입국했다고 볼 수도 없었다.A씨가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을 광주 지역에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7~2018년 외국 의료기기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광주시에 3천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하면서다.그는 해당 기업의 한국공장을 세우겠다며 광주시와 '비전 선포식'까지 열었으나, 해당 회사 본사에서 "한국 내 공장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촌극으로 끝났다.의료기기 회사 한국지사 대표인 것처럼 행세한 A씨는 의료기기 회사 측에 투자를 요청하기는 했으나 투자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었고, 회사제품을 주문하고 위조 수표로 결제 대금을 보내 제품 거래도 전혀 없었다. A씨의 거짓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그녀는 자녀의 미국 유학을 원하는 의사 등을 대상으로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다고 거액을 수십차례 받아 생활비나 쇼핑 등에 쓰며 탕진했다.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주한 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제교류 변호사 연락처로 비자 발급 서류 등을 보냈는데, 변호사는 가상의 인물이었고 서류를 보낸 연락처도 A씨가 개통한 휴대전화였다.A씨와 B씨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기 범행을 계속하면서 서로 다투거나 상의하며 범행을 모의했고, 이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거짓말로 살아왔다"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수사 과정에서 발견했다.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한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피해자 자녀 중 일부는 미국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거나 입학이 취소돼 머나먼 미국에서 전전하는 등 꿈과 희망이 가득해야 할 학창 시절을 허비해야만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수사해 피해사례 8건(5억여원 피해)을 추가 송치했다.이와 별도로 태안군 한 주민은 '민선7~8기에 이르러 태안관내 공직자 대부분이 무의식적 집단의식에 매몰된 가짜 인생이 득시글 거린다'면서 이번 사건과 한치(약3.3cm)도 틀리지 않는다는 뜻을 본지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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