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
[김수종 칼럼]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생활도 미래도 바뀌지 않는다.
김수종 기자 vava-voom@hanmail.net
기사입력 : 2018-04-17 12:14:46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영주시 후보들에게 드리는 제언. 51

[영주타임뉴스=김수종칼럼]얼마 전에 방문했던 경상도 H시 이야기다. 전임시장과 국회의원이 인구가 줄고 경제도 좋지 않다는 이유로 기업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와 반환경업체로 알려진 S사의 화학공장이 들어왔다. 사실 인적이 드문 지방 바닷가에 있는 공단 지역을 제외하고는 갈 곳이 없던 유해산업으로 교통과 물류가 좋은 H시에 안착한 것은 기업입장에서 보면 호기를 잡은 것이다.

365일 안전도시를 공약했던 현 시장은 뒷돈까지 받고는 농공단지를 산업단지로 바꾸어 주었고, 전직 국회의원은 매년 후원행사를 비롯하여 출판기념회를 통하여 수억 원의 정치자금까지 챙겼다. S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아쉬운 상황에서 H시의 기업유치 조건이 좋았기에 적당히 정치자금과 후원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H시의 농공단지에 공장을 설립한 것이다.

전임시장과 국회의원에게는 뒷돈과 후원금을 주고 끝을 낼 수 있었지만, 사실 농공단지를 산업단지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시의원들에게도 많은 돈과 비밀거래가 필요했다. 동생이 조경 업을 하는 G의원에게는 공장 외부 조경 사업권을 주었고, 형이 세무사로 있는 J의원에게는 세무고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술집도 오래했고, 식당에 호텔까지 경영하고 있는 B의원에게는 구내식당에 식자재납품권을 주기도 했다. 친인척이 많은 H의원과 C의원을 통해서는 직원채용을 여러 명 했다. 물론 공장 인근 마을 통`반장, 지역 고위공무원들의 인사 청탁도 모두 들어주었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상황 속에서도 회사는 별로 손해날 것이 없었다.

1,000명에 가까운 직원 가운데 인사 청탁으로 100명 정도가 입사했지만, 다들 단순 생산직이라 업무에 크게 지장은 없고, 지역 정치인과 유력자들에게 전부 돈을 발라두었으니 공장 가동상의 문제나 폭발 사고에도 걱정할 것이 없게 되었다.

모두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으로 마스크를 만들어주었고, 다들 지인`친인척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로 여차하면 이들을 동원하여 먹고살기 힘든데 반환경업체면 어떠냐라고 떠들거나 그럼 누가 우리를 먹여 살리냐라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논리를 앞세워 지역여론까지 묵살하고 있다.

아무튼 H시 의회는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자꾸만 폭발사고가 터지는 S공장에 대한 대책으로 시 차원에서 제대로 된 관리`감시를 위해 공장 주변 마을과 농지 등의 피해를 조사해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S사는 지역 상공회의소의 힘을 빌려 시의회 조례 제정을 무산시켰다.ㄴ

결국 이 조례안은 1년 뒤 대폭 수정돼 가결됐다. 당초 조례안은 H시 시장이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4년마다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을 수립 시행해야 하고 안전관리 계획은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필요한 시책 및 안전관리 계획 수립, 안전관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 화학물질 현황 조사 및 공표, 화학물질 지역협의회 구성`운영 등이 포함되어있었다.

처음 발의된 조례가 제정되지 못한 것은 지역 상공회의소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S사가 상공회의소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해 상공회의소가 H시 의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게 된다. 결국 상공회의소의 의견서를 받아들인 H시 의회가 조례안 심의를 연기했고 상정도 하지 않았다.

당시 몇몇 시의원들은 조례 제정 자체를 반대한 것으로 드러나 결탁 의혹이 제기되었다. 1년 후 어쩔 수 없이 수정`가결한 조례안은 공표공개로 변경하고, ‘조사하여 공표할 수 있다관련기관에 조사 의뢰할 수 있다로 누더기가 되었다. 더군다나 지역협의회를 구성하는 안은 아예 삭제됐다.

제정된 조례는 오늘까지도 무용지물이다. H시는 조례 제정 1년 뒤에야 마지못해 화학물질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위원회는 두 번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결국 지역 내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관리와 감시 기능은 상실한 채 무늬만 있는 조례와 위원회로 전락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났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현직 시장을 비롯하여 전임 국회의원은 적당히 뒷돈과 정치자금을 수수했다. `현직 시의원 상당수가 인사 청탁을 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사유로 S사와 관련된 이권을 지금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공장에 대형사고가 발생해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도 없게 된다. 시민들의 손발이 되어야 할 공복인 선출직 의원들은 물론 시장까지 S사와 결탁하고 있으니 공장에 대형사고가 나고, 하천수 사용료를 미납해도, 방음벽 설치를 안 해도 말을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야금야금 공장 증설도 마구잡이로 허가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가운데 공장 인근에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장 사고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위정자들을 믿을 수 없어 불안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냄새만 나도 일단 파직을 시키고 조사했던 조선의 사례처럼, 악취가 나는 사람에게는 표를 주지 않는 것이다.

당장의 해결방안은 바로 선거와 투표에 있다. ‘나보다 못한 놈에게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두 눈을 부릅뜨고 바르게 투표하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최악(最惡)보다는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것이 오늘날의 투표이다. 이제는 차악에게라도 나의 표를 던질 필요가 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절대로 우리의 생활도 미래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인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수종 칼럼집 출간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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