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용기 있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류경기의 <우문현답>출간
류경기의 목소리로 듣는 서울을 바꾼 지혜와 용기
김수종 | 기사입력 2018-02-27 08:57:32

[서울타임뉴스=김수종]지난 24() 서울 중랑구에서 열린 류경기 전 서울부시장의 <우문현답-서울을 바꾼 지혜와 용기> 출판기념회에는 3,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참가했다. 당일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박홍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하여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류경기 전 서울부시장의 자전적 에세이집 <우문현답-서울을 바꾼 지혜와 용기>(스파크뉴스)은 어린 시절 담양에서 자라던 이야기로 시작된다. 시골농부에게 시간은 항상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같이 일어나는 삶이다. 장손인 나는 늘 조부님 방에서 주로 잤는데, 한학을 공부하셨던 할아버님은 새벽 일찍 잠이 깬 나에게 이부자리에 누워 천장을 보면서 말씀만으로 두런두런 한자교육을 시키셨다.

그때 배운 기본적인 한자가 이후 학교 등에서 공부할 때 큰 힘이 되었다. 한자공부를 통하여 인문학적인 소양과 기틀을 다지는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후 국어공부나 한자공부를 할 때 마다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처음 조부님께 뫼산()’이라는 한자를 배우고서는, 어느 날 동네 이발소 출입문에 출입구(出入口)라는 표시에서 발견한 날출()’을 산이 두 개 만났으니, ‘이라고 읽었던 기억도 난다. 한자가 가지는 의미와 음을 어린 시절에도 골몰히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시절에는 나도 격동기를 살아가는 피 끓는 청춘으로 고민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지만, 주로 동아리 활동에 열심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독서동아리 활동을 한 나는 매주 여러 종류의 책을 읽고는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당시에 읽은 많은 책을 통하여 소중한 인생 자양분을 얻은 것 같다.

당시 독서회 활동이 지금도 책 속에 길이 있고, ‘어려운 문제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장시간 토론하고 대화하면서 상호 조율하여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최상임을 일깨워 준 것 같다. 독서동아리에서 책 읽기와 토론을 통하여 생각의 확장과 지식공유에 큰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이러한 책읽기 과정과 토론을 통하여 세상을 다시 느끼고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이홍구 선생님과 김학준 선생님 등에게서 정치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플라톤의 정치학을 배우면서 서양정치사상 시간에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Thrasymachus) 논쟁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정의란 옳은 것이고 제 기능을 잘 발휘하게 하는 것이라는 소크라테스 주장에 반하는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라는 트라시마코스 의견에 깜짝 놀랐던 생각이 난다.

특히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배우고 느낀 것은 책읽기와 토론이라는 고교 시절까지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새로운 문화였다. 혼자서 책을 읽을 때는 몰랐던 것을 여러 명이 모여서 토론하면서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는 친구들 모습에서 깜짝깜짝 놀라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우물 안에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나는 토론을 통하여 깨닫고 배운 것이다.

이후 서울시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이 시작된다. 인생을 장기적으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자 한다면 반드시 한두 가지 운동과 취미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운동과 취미도 승부를 가르는 것과 승패 없이 사색이나 명상이 가능한 것을 균형감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구기 종목 등 스포츠를 통해 함께 하면서 승부라는 긴장감도 경험하고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겸손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승부와 재미에 집착하다 보면 영혼이 건조해지고 중독에 빠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등산이나 수영 등 승부가 없는 취미와 운동으로 사색을 하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묵상하면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정신적 균형감각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몸을 잘 다스려야 마음도 건강하게 되는 것이다.

공무원으로 대단한 첫 경험은 대형 사고에 대한 수습처리과정에서 배웠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는 공기단축과 초고속 성장으로 대변되던 한강의 기적시대에서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는 시대로 세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행정 방향도 크게 전환하는 시점이 되었다. 이후 공공이든 민간이든 성과주의 빨리빨리 문화 등은 서서히 줄어들면서 안전과 생명존중이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는 대전환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과의 만남에서 소통을 배우게 된다. 시장님은 이제까지 누구도 해본 적도 없고, 직원 누구도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인터넷 취임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계셨다. 시장실에서 시민 및 공무원 10명을 모시고 동영상을 찍으면서 바로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취임식이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 진 취임식 동영상은 놀랍게도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이 본 것으로 조회되고 있다.

당시 서울시청 모든 직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로 이런 것이 혁신이며, 소통이구나나 역시도 너무나 대단하고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박시장님은 새로운 소통을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마음 속 깊이 생각하며 사시는 분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박시장은 소통과 협치의 달인이었다.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하여 도시행정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서울로 7017’은 산업화 시대의 유산을 현대에 맞게 재활용해 도시재생의 큰 틀 속에서 멋지게 활용한 모습이며, 장기적으로 끊어졌던 서울역 주변의 골목길을 다시 연결한 사업으로 걷는 길을 통하여 사람이 소통하여 하나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건이다. 또한 도로로 막혀있던 서울역 주변 장벽을 없애는 과정을 통하여 지역개발에도 일조하는 사례가 되었다.

협치의 성과물과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노력 및 강력한 시민 중심의 대응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느끼고 배우게 된다. 서울시가 매번 50억 원 예산이 소요되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운행사업을 시행한 것은 서울이 중심이 되어 시민과 함께 공기 질을 개선하고 미세먼지를 없애는 정책을 쓰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광화문 광장에서 3,000명의 협치 원탁회의에서 나온 결의안을 강력하게 집행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민행복과 생명 및 안전을 위해서라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때 보여준 사례처럼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늑장대응을 할 수 없다는 의사표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서울시는 연간 6~7회가 예상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것은 협치 약속을 지키고 미세먼지에 대책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통하여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서울을 제시하는 길이다. 또한 정부에는 국가적 아젠다(agenda,의제)를 새롭게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교육 개혁과 혁신에 대한 구상도 체험하게 된다. 혁신교육 사업은 오늘도 다양한 형태로 구상되고 발전하고 있다. 학교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학력신장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시설 인프라 구축 등 공교육 혁신과 신뢰받는 교육정책 구현을 위한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교와 지역 협력 및 연계를 강화해 교육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터전이 된 중랑구에서 망우역사문화공원을 둘러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는 문제에서부터 관광에 대한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중랑구 미래경쟁력이며, 망우역사문화공원을 뒷산으로 나눠 가진 구리시와 상생협업은 물론 정치권과 지자체 차원 노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는 할 일이 많다. 우선 현재 준비 중인 역사문화관에 대한 현상공모를 마무리하고, 공원과 묘소를 잘 아는 공공건축가들과 논의하여 정말 멋진 역사문화관을 완공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곳에는 강의교육장은 물론 전시공간과 자료관 등을 조성하여,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조경가 도움을 받아 토양과 풍토에 맞는 나무조림 의자설치, 전망대 확충, 휴식공간 마련, 안내판 증설 그리고 역사문화해설사·숲해설사 양성 등을 통하여 인문학·휴식·치유·관광이 되는 친환경생태공원을 만드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학생들 역사교육과 체험학습이 되도록 방과 후 수업·수학여행단 유치와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 등도 인근에 마련하는 것 등이 과제일 것 같다.

<우문현답-서울을 바꾼 지혜와 용기>에서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제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현장행정의 중요성과 민간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치행정의 기본을 충실히 말하고 있다. 또한 예전 개발중심의 행정에서 안전과 생명 존중, 상생 협력하는 협치행정으로 전환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정부와 사회의 성숙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문현답-서울을 바꾼 지혜와 용기>은 단지 한 개인이 바라본 서울시의 모습을 넘어서 21세기 한국사회 전반의 변화와 미래를 온몸으로 체화한 어느 행정가의 글을 통하여 우리의 내일과 미래를 다시 구체적으로 추상할 수 있는 교과서 같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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