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기고] 아직 공부할 것이 많은 섬, 쓰시마를 거닐다.
김수종 기자 vava-voom@hanmail.net
기사입력 : 2017-06-28 10:20:15

[서울타임뉴스] 지난 10() 아침은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눈을 떴다. 식사를 간단히 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제 다시 일행들과 함께 짐을 꾸리고는 쓰시마 북섬의 서편에 있는 사오자키(棹崎)’ 인근 사고천(佐護川)’ 하류지역으로 갔다.

우선 지난 1988년에 세워진 신라국사박제상공순국비를 둘러본다. 신라의 충신 박제상의 충의를 기념하는 비석이다. 무려 1000년도 넘는 오래된 이야기다. 박제상이 일본에 볼모로 와 있던 신라의 왕자를 구하고 자신은 포로가 되어 이곳에서 화형을 당한 곳이라고 한다. 눈물도 나고 화도 나는 곳이다, 오늘 우리 후손들은 그를 위해 감사기도와 묵념으로 인사를 다했다.

이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쓰시마야생동물보호센터(對馬島野生動物保護センター)’로 갔다. ‘야마네코(やまねこ,山猫)’라 불리는 살쾡이()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특히 이곳은 쓰시마에 100여 마리 뿐이라고 하는 야마네코의 집중 서식지 가운데 한곳으로 수놈의 야마네코를 한 마리 사육하고 있어 더 유명한 곳이다.

이곳 보호센터는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생물의 생태와 현황에 대해 소개하는 곳이다. 야생생물의 보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심화시키기 위한 보급, 계몽활동과 희귀한 야생생물의 보호 증식 사업과 조사 연구를 종합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거점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1997년 개관한 곳이다.

어른들이 둘러보기에는 별로 재미가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공부를 겸하여 방문을 한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자동차에 부착하는 야마네코 양면 스티커를 한 장 가지고 나왔다. 접착력이 강하지 않아 지난번에 내차에 부착한 것이 떨어져서 이번에는 강력접착제를 사용해서라도 부착하고 말겠다는 심정으로 들고 온 것이다.

한국인이 자신의 차에 야마네코를 보호하자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다녀 다들 이상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냥 동물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나는 부착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바로 옆에 있는 사오자키(棹崎)공원으로 갔다. 부산시와는 불과 49.5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땅이다. 날이 좋으면 때때로 부산의 산과 아파트 등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나는 특히 이곳의 등대와 동백나무가 좋다. 러일전쟁 중 만들어진 대포대와 군대 시설 등 자연자원과 역사적 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 정비한 공원이다. 72ha가 넘는 이 공원 안에는 쓰시마야생생물보호센터와 평화의 광장, 일본 최서단(最西端) 비 등이 있다.

오늘도 흐린 날씨라서 그냥 산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사실은 조금 춥기도 하다. 이내 다시 길을 잡아 인근의 캠핑장을 한번 둘러보았다. 쓰시마를 방문하는 지인들이 캠핑장을 소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이곳저곳 캠핑이 가능한 곳을 자주 살펴보는 편이다. 경관은 좋은데, 바닷가에 쓰레기가 너무 많은 곳이라 마음이 아픈 곳이다.

이어 일행은 인근 사스나(佐須奈)항으로 갔다. 예전 북섬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지금도 주요 관공서와 경찰서 등이 남아있다. 차로 항구를 살펴본 다음 안쪽으로 들어가서 양로원 인근의 바다를 보았다.

바닷가 언덕에 있는 양로원이 마치 천국처럼 보이는 곳이다. 인근의 진흙이 융기한 점판암 절벽과 바다 위에 있는 작은 등대 등이 보기에 멋진 곳이다. 작은 공원과 잔디밭 및 화장실 등이 인근 공원에 배치되어있어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지역에서 가장 큰 소바집으로 갔다. 음식을 파는 식당이지만, 소바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내부에 지역의 특산물 판매장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마당이 상당히 넓고 건물도 웅장하여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드디어 방문을 했다.

점심은 소바와 새우튀김 하나씩을 주문했다. 맛은 보통 이상은 했다. 정말 아무런 반찬이 없어서 단무지를 달라고 했더니, 역시나 작은 접시에 몇 개를 올리고는 200엔이라 한다. 어쩔 수 없었지만, 4개를 주문하여 나누어 먹었다.

정말 일본은 반찬값이 비싸다. 반대로 재미나게도 일본에서는 식사로 밥을 주문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더 달라고 하는 밥은 대체로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준다. 밥은 언제나 여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이 많은 일본에서는 기본적인 반찬은 언제나 주문하는 분량만큼만 만들어 둔다. 밥만은 여유 있게 준비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반찬은 추가로 더 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추가로 반찬을 달라고 하면 없어서 못주거나 있는 경우에는 돈을 더 받는다. 하지만 밥은 언제나 넉넉하게 준비하는 관계로 밥은 공짜로 더 준다. 그래서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반찬이 없어서 식사가 불가능한 식당이 많다.

예약을 하고 가면 반드시 예약을 사람 수 만큼 식비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음식을 준비했기에 손님이 적게 와도 돈을 예약 숫자만큼 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과는 조금 문화가 다른 것이다.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다시 차를 타고는 히타카츠항 북쪽 니시도마리(西泊)’인근에 있는 곤겐야마(権現山)삼림공원에 올랐다. 차를 타고 오르는 길에 보니 길옆에 생각보다 비자나무(榧子)’가 많음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쓰시마에는 가정의 정원에도 많지만, 가로수도로 생각보다 많이 있다. 나는 잎을 소주와 함께 발효시켜 상처에 바르거나, 보습제로 가끔 쓴다. 추위에 약한 나무라서 주로 남부지방에만 많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서울에서는 잎을 구할 수 없다.

6월에 열매가 먹기 좋을 정도로 익는 모양이다. 나는 차를 세우고는 열매를 몇 개 따 보았다. 생각보다 맛은 달다. 살구와 생김새도 맛도 비슷하지만 더 달다. 기생충을 구제하고 대변이 잘 나오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몸을 생각하여 몇 개 더 먹었다.

300살 이상 사는 비자나무는 일본이나 한반도의 남부지방에서는 목재에 향기가 나고 탄력이 있어서 바둑판, 나무배를 만들거나, 건축용으로 주로 쓴다. 씨는 기름을 짜서 식용하는 등 버릴 것이 없는 나무라고 한다. 씨는 떫으면서도 고소해 술안주 등으로 먹기도 하나 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하며 옛날에는 회충, 촌충 등의 구충제로 쓰였다.

비자나무 열매를 몇 개 따 먹고는 곤겐야마삼림공원에 오른다. 한국인 등산객 몇 사람이 우리가 오르는 길을 벌써 내려온다. 야산이지만, 정상에 캠핑장이 있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아서 그냥 잠시 쉬거나 하룻밤 유숙을 하기에는 좋은 곳 같다. 오늘도 바람이 무척 좋다. 멀리 바다며 물에 흐르듯 넘실넘실 춤추듯 보이는 섬들이 멋진 곳이다.

이제 오늘 일정을 대충 마무리하고는 일행은 고 선배의 아지트로 갔다. 몇 사람은 쉬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했다. 나는 두 시간 정도 남은 여유를 즐기기 위해 히타카츠 항구 주변을 걸었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작은 신사도 있다. 이어 우리식으로 보자면 읍사무소와 작은 박물관도 있다. 다시 노인정, 버스 터미널, 빵집, 호텔, 찻집, 파출소, 유치원, 우체국, 서점, 식당 등이 보인다. 인구 4000명 정도의 작은 소읍이라 별로 볼 것은 없다. 하지만 나름 있을 것은 다 있다.

한 시간 정도를 천천히 걷고는 다시 항구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둘러본다. 뱃사람들이 이용하는 숙소와 창고 등도 있다. 이제는 쇠락한 어촌의 풍경이다. 그리고 다시 북쪽 산 아래에 있는 계곡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본다.

깊숙한 계곡 안까지 집들이 있다. 주택은 큰 것도 있다. 이제는 대부분 빈집이거나 겨우 한 두 사람 살고 있는지 너무 조용하다. 더 안쪽에는 큰집도 있다. 이내 텅 빈 빌라도 보인다. 2층의 작은 빌라에 집은 10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두어 집만 살고 있는지 너무 썰렁하다. 약간은 무섭기까지 하다.

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곳이라 사람을 보기 너무 힘들다. 주로 어업이 많은 고장이라 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에 출어하여 오징어 등을 잡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특히 낮 시간은 너무 조용한 것 같다. 젊은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이라 그런지 더 그런 것 같다.

두 시간 가량을 걷고는 바로 항구로 갔다. 오후 430분배로 부산으로 출발하기 위해서다. 12일의 짧은 일정이라 상당히 피곤하다. 서울에서 부산, 쓰시마, 다시 쓰시마에서 부산, 다시 서울까지 12일에 총알처럼 보내었다. 바쁘게 몸은 달렸지만 영혼은 아직 서울에 두고 온 듯하다. 이래서 사람은 몸과 영혼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조금은 천천히 살아야 하는가 보다.

이제 출국 수속을 마치고는 부산으로 행한다. 그리고 다시 열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심야에 서울 집에 도착했다. 너무 짧은 일정이었다. 나름 재미는 있었다. 식사도 맛있었다. 몸은 고달프고 피곤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을 위해 작은 봉사를 한 듯하다.

이것으로 나의 8번째 쓰시마 여행을 마친다. 아직도 나에게 쓰시마는 조선통신사와 한일관계사, 문화사, 역사 등등 공부할 것 많은 섬이다.

: 榴林 김수종 (010-4674-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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