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홍대인 기자] 오는 6월 7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줄리어드 음대 시절 음악적 영감과 열정으로 교류하며 우정을 나눴던 아티스트 4명이 30년 만에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그 주인공들은 국내외 최정상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대진(한예종 교수, 수원시향 지휘자), 비올리스트 장중진(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배일환(이화여대 교수),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선형훈이다.
유년시절 소위 신동들이라 불리며 국내 콩쿨대회를 휩쓸던 이 영재들은 1980년대 전후로 줄리어드 음대에서 만났다. 어느 덧 30년이 흐른 지금, 최정상의 자리에서 마주하게 됐다.
20여년 만에 복귀한 바이올리니스트 선형훈이 계기였다. 5세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이화경향 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 신동으로 불리며 미국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이차크 펄만, 정경화 등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를 키워낸 이반 갈라미언 교수 마지막 제자로 사사했고, 대기(大器)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갈라미언 교수의 갑작스런 타계 후 방황과 좌절을 겪으며 20여년간 바이올린을 잡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4년여 전부터 대전 선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위해 연주도 하고, 음악회와 문화행사 개최 등 환자 치유를 돕는 문화이사로 활동하다가 내재돼 있던 음악 열정에 이끌려 재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해 5월엔 오랜 공백을 딛고 단독콘서트를 열었다. 부족함 없는 고난도 테크닉과 틀에 갇히지 않은 유연성, 자유로운 곡 해석과 연주로 '성공적인 복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의 재기 소식을 접한 유학시절 선후배들이 이를 반기며 우정의 콘서트를 열기로 뜻을 모은 것. 지금은 각자 분야에서 빠듯한 국내 및 해외 일정에도 불구하고 1년전부터 황금같은 시간들을 맞춘 것이다.
김대진 교수는 " ‘선형훈과 친구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이 공연은 낮선 이국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음악으로 교감하며 열정을 불태우던 젊은 음악도 시절, 서로가 마음속으로 꿈꾸었던 가장 아름다운 무대가 실현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라며, 이번 공연의 의미를 부여했다.
프로그램 또한 놓치기 아쉽다. 말러와 브람스, 드보르작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곡가들의 피아노 실내악들로 구성된 곡들로 진한 향수와 감동을 전해질 예정이다.
말러의 피아노 4중주는 비엔나 음악원에 다니던 10대때 1악장만 작곡된 곡으로, 그의 음악적 열망과 아픔이 체화되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는 슈만에 대한 존경과 그의 아내 클라라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정을 떠올리게 하는 암시와 인용이 가득차 있다. 불완전했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인생의 완성을 추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는 놀라울 정도로 풍요롭고 충만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선형훈과 친구들’ 공연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만나보기 힘든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조합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 실내악, ‘선형훈과 친구들’이 30년의 우정으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공연에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수원시향 지휘자로, 또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련 교수로서도 그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비올리스트 장중진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피바디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첼리스트 배일환은 예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이화여대 관현악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연주자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