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새정치 시의원들, 제208회 정례회 본회의장서 ‘막장 드라마’ 연출
심준보 | 기사입력 2014-12-20 11:48:21

장인수··· 계수조정 합의안 뒤집는 도발

김영희··· 동료 의원 밀치며 폭행

문영근··· 다수당 힘의 논리 관철하는 독선적 회의 운영 횡포

물향기신문 조백현 기자 | mail@osnews.co.kr

19일 진행된 제208회 오산시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는 오산시의회 역사상 가장 저질스럽고 부끄러운 날로 기록될 듯하다. 여야 합의한 계수조정안을 하룻밤 사이에 뒤집어 혈세낭비성 예산이 모두 살아나고 의회가 무력화됐다.

의장은 소수당에 발언 기회도 제공하지 않고 야당 의원들을 퇴장 명령시킨 후 다수당 힘의 논리에 의한 일방적 표결을 진행했다. 무리한 의사 진행과 이에 대한 반발로 무려 3차례나 정회가 선포됐다.

▲ 새정치 김영희(비례대표) 의원(좌) 새누리 김지혜(우) 의원을 밀치고 퇴장하고 있다. ⓒ조백현 기자

여당 여성 시의원은 야당 동료 의원에 대해 밀치며 폭력을 자행하는 물의를 빚었다. 의회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시민을 우롱한 이날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이는 오산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들이다.

특히 안민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문영근 시의회 의장과 비서관 출신 장인수 의원, 비례 대표인 김영희 의원이 그 주역이다.

이들 3인은 17일 동안 13차 회의를 진행하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 간 합의 및 18일 의결한 예산 삭감 계수조정안을 본회의 단 몇 분 만에 뒤집는 폭거를 저질렀다.

특히 문영근 의장은 이의제기와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권리를 무시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의원을 일방적으로 퇴장 명령하는 독선적 운영으로 일관해 비웃음을 샀다.

예결특별위원장이었던 손정환 의원은 자신이 합의를 이끌어냈던 계수조정안을 뒤집는 결정에 동참함으로써 자신의 얼굴에 스스로 침을 뱉는 행위를 했다.

이날 2015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 총 6개의 의결 안건이 상정된 본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난장판이었다.

발단은 장인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여야 의원들이 오랫동안 심도 있는 논의 후 합의한 계수조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발의하면서였다.

▲ 여야 의원 간 합의안을 걷어차고 수정발의안을 올린 장인수 의원에게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조백현 기자


시의원들은 예결특위에서 13차례나 회의를 진행하면서 시집행부가 올린 2015년 예산안에서 약 9억5천6백만원을 삭감하기로 합의 의결한 바 있다.

그런데 장인수 의원이 문영근 김영희 의원의 동조를 얻어 자신이 합의에 동의한 계수조정안을 걷어차고 하루 만에 삭감된 예산안의 약 8억3천6백만원을 부활시키는 수정예산안을 본회의장에 올렸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장인수 의원과 이에 찬성한 문 의장, 김 의원은 수정 이유에 대해 “시민의 복지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달았다.

그러나 여당 소속 문 의장은 야당 의원에게 발언 기회도 주지 않고 수정안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표결에 부쳐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김명철 김지혜 두 의원은 “17일간의 토의를 거친 후 6명의 예결특위 위원들이 합의한 예산안을 원안 그대로 상정하지 않고 장인수 의원이 갑자기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건 합의 정신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라면서 격렬히 항의했다.

김지혜 의원은 “장 의원이 시민들의 의사와 뜻을 충분히 반영하는데 미흡하다고 해서 오산시의회 회의 규칙에 의해 특별위원회에 회부시켜 시민공청회를 해보자고 주장하려 했다. 그런데 본회의 내내 의장은 발언권도 주지 않았고, 수정안을 발의한 장 의원은 답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더욱 논의가 필요하다며 수정안을 제출해 놓곤 논의도 없이 다수의 횡포에 의해 표결 처리한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이며 오산시 여당의 횡포"라면서 “오늘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의원은 “잠시 정회 도중 김영희 의원에게 특별위원회 개최에 대해 부탁을 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예결특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탄받았던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비 1억4천5백만원과 독산성문화제 및 신규 축제 예산 2억4천5백만원을 합의로 삭감했다.

특히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비는 광고 설비도 갖고 있지 않은 경기지역 몇 개 일간지에게 주는 비용으로 특정 언론 혈세 퍼주기 선심성 예산, 권언유착 의혹 비용으로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장 의원의 수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합의한 이러한 혈세 낭비성 예산안 삭감을 모두 부활시킨 것으로 시집행부 원안 예산안에 거의 일치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비를 살린 건 총선을 앞둔 안민석 의원 측이 경기지역 일간지들을 챙겨준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김명철 시의원은 장 의원의 수정안과 다수당의 일방 회의 진행에 대해 “오산 민주주의가 유린당했다. 삭감되었던 예산들이 전부 원위치로 되돌려졌고 집행부의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런 경우는 대한민국 최초일 거다"라면서 “시민들께서 예산을 잘 감시하고 시집행부를 견제하라고 뽑아준 건데 (여당 시의원들이) 선심성 예산을 마구잡이로 통과시켜 동조하는 모습을 보자니 분노가 치민다. (삭감 예산안을 지키지 못해)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예결특위 위원장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여야 간 삭감 합의를 이끌어 냈던 손정환 의원은 자신의 결정을 뒤집는 결정에 동참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이상수 부의장은 “전날 한 시간 넘게 손 의원과 통화했는데 양심과 여당 국회의원 측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더라"고 속사정을 전했다.

기자는 문영근 의장과 김영희 의원에게 독선적인 회의 진행과 동료 폭행, 일련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했으나 둘 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선 김명철 시의원이 전날 문영근 의장이 ‘2015년도 평생교육과 예산 조정(안)’ 쪽지를 건네주면 거래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낳았다.

김 의원이 문 의장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몇 차례 요구했으나 문 의장은 난감한 표정만 지을 뿐 꿀 먹은 벙어리였다. 발언권도 주지 않고 의혹에 대해 답변하지도 않는다고 항의하는 야당 의원에게 의사진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퇴장 명령만을 내렸다

이날 본회의장을 지켜본 한 시민은 “의장과 여당 의원들의 무능함과 뻔뻔함에 절망했다. 도둑놈들이 의회를 장악해 우리 세금을 강탈당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향기신문 조백현 기자 |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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