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억울" 호소 다음날 숨진 이선균…마약수사 종결 수순
경찰 "이씨 사망 안타깝다…다른 피의자는 계속 수사"
김용직 | 기사입력 2023-12-27 15:37:24
49일 만에 또 경찰에 출석한 이선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타임뉴스] 김용직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2개월 동안 경찰 수사를 받은 배우 이선균(48)씨는 하루 전까지도 변호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안타깝게도 수사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숨졌다.

이씨 사망에 따라 그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의 마약 투약 혐의가 처음 언론보도로 알려진 시점은 지난 10월 19일이다.

톱배우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이씨 실명이 보도되진 않았으나 다음날 그의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통해 "이선균은 (마약) 사건과 관련된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밝히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9월부터 연예인 마약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로부터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관한 진술을 처음 확보했다.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우리 집에 와서) 최소 5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를 대마·향정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지난 10월 28일 처음 소환했다.

당시 이씨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일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1시간 만에 귀가했고, 1주일 뒤 또 경찰에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 사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씨는 2차 조사에서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처음으로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A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범행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었다.

경찰은 이씨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면서 수사를 이어갔고, 2차 조사 후 49일 만인 지난 23일 3번째 소환을 했다.

당일 오전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한 이씨는 성탄절 이브인 24일 새벽까지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혐의를 먼저 조사한 뒤 그가 A씨 등 여성 2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피해자 진술도 받았다.

새벽에 초췌한 모습으로 경찰서에서 나온 그는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그는 변호인은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추가로 해 달라고 경찰에 먼저 요청했다. A씨 진술만 있고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게 억울하다는 호소였다.

이씨 변호인은 당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A씨 진술대로라면 국과수의 정밀감정에서도 양성이 나와야 하는데 이씨는 음성을 받았다"며 "너무 억울한 상황이어서 A씨도 함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 누구 진술이 맞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을 통해 결백을 주장한 이씨는 하루 뒤인 이날 오전 서울시 종로구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이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그와 관련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불기소 처분의 일종인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 등 수사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사망해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다른 피의자들의 수사는 절차에 따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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