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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취재하는 언론인가, 사업을 추진하는 언론인가

[칼럼]지역신문의 대표가 지역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지역축제를 살리자고 주장하는 것도, 도지사를 찾아 예산과 정책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시민의 자유로운 사회활동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언론사가 그 활동의 당사자가 되는 순간 문제는 달라진다.

안면도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 회장은 태안신문 전창균 대표다. 태안신문 편집국장도 이 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도된바 있고. 통합발전 5사 범군민추진위원회 김관래 사무국장도 이 단체에서 활동한다.

                                                   

[태안군전피해민대책위원회 박승민 사무총장] 

협의회에는 태안신문의 독자권익위원회, 경영자문위원회 구성원들과 중복되는 인사들도 다수 확인됐다.(타임뉴스)

그리고 이제 신문사 대표이며 축제지원 협의회장인 전창균 회장이 충남도지사를 만나 꽃지해안공원의 지속적인 축제 활용과 행정지원을 요구했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신문은 그 만남을 1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여기에서 독자가 물어야 할 질문은 박수현 지사와 전창균 대표가 어느 정치세력과 가깝느냐가 아니다.

“이 기사를 쓴 언론은 감시자인가, 사업 당사자인가.” 그 질문이면 판단은 충분하다. 언론이 행정기관에 축제 지원을 요구하는 단체를 취재하는 것과 언론사 대표가 그 단체의 회장이 되어 직접 도지사를 찾아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자는 취재다. 후자는 이해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사회활동이다.

더구나 그 사업에 도비나 군비가 투입되거나 공유재산 사용, 행사장 제공, 보조금, 홍보비, 시설지원 등이 뒤따른다면 언론은 자신이 참여한 조직에 대한 행정의 지원을 다시 자신이 운영하는 신문을 통해 평가해야 하는 위치에 놓일 수 있다.

그때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권력 감시와 이해관계로부터의 독립성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따라서 본 시민단체는 이들 태안신문의 위원회 활동 멤버와 축제지원 협의회 동일 인물에 대해 정치인 기준 잣대로 가늠해야 할 단계가 왔다는 점을 피력하고자 한다.

[사진설명 2026년 8월 19일 안면도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 창립총회] 

박수현 지사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도지사가 지역단체를 만나 건의를 듣는 것 자체는 통상적인 행정활동이다. 실제 박 지사는 지난 9월 태안을 방문해 군수·군의회·언론인·기관단체장·군민 등을 폭넓게 만났고 지역 현안을 도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안관내 8년간 해상풍력 추진 문제점으로 지적된 14000여 피해 어업인 단체 역할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해양수산발전어업인연대 건의안에 즉석 답변을 미루고 손수 면담 예약을 선언했으나 현재까지 깜깜 무소식인 사실에서 매우 유감이라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본 필자는 이번 태안신문 대표와의 만남 하나만으로 ‘특정 언론과 정치적 연대를 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그러나 충남도가 앞으로 이 협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예산·시설·사업을 지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도가 무엇을 지원했는지, 어떤 법적 근거와 절차를 거쳤는지, 다른 지역축제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언론 역시 자신과 관계된 단체를 보도할 때 대표와 편집 책임자가 해당 조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문제는 정치색이 아니다. 권력과 언론 사이의 거리다. 언론이 행정을 감시하면서 동시에 행정의 지원을 요구하는 사업조직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다시 자신의 지면에서 보도한다면 독자는 어디까지가 보도이고 어디서부터가 사업활동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지역사회에서 언론의 힘은 중앙언론보다 작을지 몰라도, 지역에서는 행정과 주민 사이에서 갖는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다. 그래서 지역언론일수록 더 명확한 선이 필요하다.

기자는 권력을 만나 질문할 수 있다. 언론은 지역발전을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사업의 당사자가 된 순간, 그 사실부터 독자에게 밝혀야 한다. 꽃지축제의 필요성과 전창균 대표의 정치적 성향은 별개의 문제다.

지금 태안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정치색이 아니라 ‘언론·민간단체·행정권력이 어느 지점에서 서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 공공예산과 공유재산이 어떻게 투입되는가’에 있다

그것이 지역언론이 다른 권력을 향해 요구해온 투명성의 원칙이기도 하다.

이 태안신문의 행보에 위험성을 덧붙힌다면「Vikings」 시즌 3, 라그나르는 아들 비욘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 “Power is always dangerous. It attracts the worst and corrupts the best” 상기된다.

해석하면 “무엇이 보이느냐?” 비욘은 답한다. “권력. 왕의 권력.” 그러자 아버지 라그나르는 "권력은 언제나 위험하며" “최악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가장 훌륭한 사람조차 타락시킨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SNS에 떠도는 태안신문 1면]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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