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첫날… 제도 미비·‘개문발차’ 현실화 경찰 수사 견제·검찰 미제사건 16만 5천 건 이관 등 과제 산적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 중수청법 시행으로 형사사법체계는 ‘수사·기소 전면 분리’라는 대전환을 맞았다. 향후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영장 청구 업무만을 담당하며, 중수청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스토킹·장애인 및 노인학대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일반 범죄 수사는 경찰이, 법관·검사·고위 경찰공무원 대상 수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는다. 이에 따라 고소·고발장 접수 역시 검찰청(현 공소청)이 아닌 경찰서나 중수청으로만 가능하다.
검찰청의 후신인 공소청은 수사권이 전면 폐지돼 직접 수사는 물론 경찰이나 중수청 수사가 미진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하다. 영장 청구 역시 타 기관의 신청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다. 다만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과 ‘검사’ 명칭은 유지되며, 공소청의 수장은 검찰총장이 맡는다. 반면 중수청 소속 인력은 검사 신분이 아닌 수사관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은 과도한 권력 집중으로 인한 무리한 수사와 ‘정치 검찰’ 비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우려와 의구심의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인 우려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해 경찰의 미흡한 수사나 사건 은폐(암장)에 대한 제동 장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수사 기능이 없는 공소청이 법정에서 유죄를 입증하고 공소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울러 경찰, 중수청, 공수처, 공소청 간 핑퐁식 사건 미루기로 사건 처리가 하염없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검찰이 보유하던 미제 사건이 지난 8월 기준 약 16만 5천 건으로 폭증한 상황에서, 이를 타 기관으로 이관하는 작업 역시 상당한 혼선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 초기 기관의 준비 부족으로 인한 '개문발차(開門發車)' 논란도 거세다. 중수청은 김지용 청장 후보자에 대한 정쟁으로 임명이 지연되고 있으며, 정원(2천874명)의 66% 수준인 1천900여 명으로 사업을 시작해 인력난이 예상된다. 자체 유치장이나 구치소가 없어 인근 경찰서나 교정시설을 더부살이해야 하는 실정이다. 공소청 역시 법무부 장관 부재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정부는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하위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우려를 불식시키고 개혁 안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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