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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정부와 비공식 협의 후 ‘외환보유액 순위’ 삭제 논란



달러화
[ DB 및 재판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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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타임뉴스=안영한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외환보유액 국가별 순위 발표를 전격 중단한 과정에서 정부(재정경제부)와 비공식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가 급락했던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어서,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통계 숨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 국제국은 지난 3일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국가별 순위표를 삭제하기 전 재정경제부 측과 사전에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월별 외환보유액과 순위(단위:억달러)
※ 한은 자료. 이종욱 의원실 제공.
시점외환보유액순위
2025년 12월 말4,280.59위
2026년 1월 말4,259.110위
2월 말4,276.212위
3월 말4,236.612위
4월 말4,278.812위
5월 말4,269.913위
6월 말4,273.610위

한은은 순위 삭제로 논란이 되자 당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외환보유액 순위가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뤄졌다"며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다만 공식 회의나 별도의 기록이 남는 절차는 없었다. 한은 측은 “재경부와 수시로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순위표 삭제에 대해서도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별도의 대내외 공식 회의는 개최하지 않았다”며 “외환보유액 순위는 공식 통계가 아닌 단순 참고용 부표로, 보도자료 수록 여부는 국장급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은이 월별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순위표를 뺀 것은 2001년 2월 제도 도입 이후 2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삭제 직전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가 이례적인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12월 말 세계 9위에서 올해 1월 10위, 2월 12위, 5월 13위로 불과 5개월 만에 4계단이나 떨어졌다. 

최근 5년간(2020년 1월~2025년 2월) 줄곧 8~9위를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매우 드문 현상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투입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6월 말 기준 10위로 반등하긴 했으나 순위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은은 “단순 순위 변동이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로 오인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IMF 등 외부 기관이나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통해 누구나 조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보도자료에 순위를 다시 수록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개별 중앙은행이나 IMF 통계를 일일이 비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회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매달 외환보유액 순위 발표를 의무화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이종욱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공표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한은은 정보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IMF 비회원국인 대만 등을 포함해 한은 ECOS 내 주요국 외환보유액 입수 대상 국가를 확충하는 보완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영한 기자 안영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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