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타임뉴스=오현미 기자] 에티오피아 법학자가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의 구속 문제와 관련해 재판 전 구속은 일반적인 조치가 아닌 예외적인 수단이어야 한다며 고령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루켄 이타이히 에티오피아 드브레 베르한대학교 법학대학원 강사는 인터뷰에서 이 총회장에게 제기된 혐의의 유무는 독립적인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혐의와 별개로 구속이 실제로 필요한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타이히 강사는 재판 전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도주나 증거인멸, 추가 범죄 등의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출국 제한, 여권 압수, 정기적인 출석 의무, 거주지 제한 등 다른 수단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면 구속을 대신할 방법을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인권과 사법정의, 좋은 거버넌스, 구금된 사람의 권리 등을 연구해 온 법학자로서 국가의 구금 권한과 수용자의 권리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 전 구금이 장기화될수록 구금의 필요성과 비례성을 더욱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타이히 강사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강조했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구금은 처벌을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되며, 재판 전 구금이 허용되더라도 그 목적은 형벌이 아니라 재판 절차를 보호하는 데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소됐다는 사실만으로 재판 전 구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구금 자체가 곧바로 생명권이나 건강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구금시설의 환경과 개인의 건강 상태,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적절하게 제공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95세인 이 총회장의 연령과 건강 상태 역시 구속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구금시설에서의 처우와 관련해서는 유엔의 넬슨 만델라 규칙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타이히 강사는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유지한다며, 국가가 개인을 구금한 순간부터 수용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령이나 건강이 취약한 수용자에게는 적절한 환경과 충분한 물과 음식, 정기적인 건강 확인, 의료서비스 및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령자를 구금했다는 사실만으로 비인도적 처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취약한 수용자를 위험한 환경에 방치하면서 필요한 보호나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인권상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법 독립과 법치주의에 대해서도 이타이히 강사는 정치적 압력이나 대중의 분노, 언론 캠페인,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반감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교 지도자 역시 법의 적용에서 면제될 수 없지만, 종교적 배경이나 사회적 평가 때문에 동일한 행위에 다른 기준이 적용돼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타이히 강사는 이번 사안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에 대해 “신천지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성, 자유, 공정한 절차, 평등, 종교의 자유라는 원칙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법원의 독립성과 무죄추정의 원칙, 구속의 필요성 및 대체 수단에 대한 검토, 수용자의 적절한 의료서비스와 인간적인 처우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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