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 철도차량정비단 인입선로 이설사업이 공사 지연에 이어 총사업비마저 당초 380억원에서 887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전시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인입선 이설이 더 늦어질 경우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신탄진역 승강장 공사와 개통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은희 대전시의원(더불어민주당·대덕구2)은 제29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대전 철도차량정비단 인입선로 이설사업의 공기 지연과 사업비 증가, 지방비 미매칭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대전시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 사업은 대덕구 와동 회덕역에서 상서동 대전 철도차량정비단까지 약 2.5㎞의 단선 인입선로를 신설·개량하고, 신탄진역에서 차량정비단으로 이어지는 기존 1.6㎞ 선로를 철거하는 내용이다.
기존 인입선은 국도 17호선 신탄진로를 평면으로 가로지르며 수십 년간 신탄진 도심을 동서로 갈라놓았다. 열차가 지날 때마다 차량 통행이 지연되고 소음·분진과 보행자·차량 안전 문제가 이어져 주민들은 인입선 철거를 요구해 왔다.
대전시는 2019년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한 뒤 2021년 국가철도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고 노반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가 늦어진 데다 와동터널 굴착 과정에서 현장 여건에 따라 당초 양방향 굴착이 일방향으로 변경되면서 공기가 늘어났다. 현재 터널 굴착은 완료됐지만 후속 공사는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행정절차와 현장 여건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시민과 약속한 사업 기간을 지키기 위해 대전시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정 관리를 했는지는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사가 늦어지는 사이 사업비도 크게 불어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초 380억원 규모였던 총사업비는 568억원으로 조정됐고, 물가 변동 등을 반영하면서 현재 887억원 규모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계획보다 507억원, 현재 기준 사업비 568억원과 비교하면 319억원 늘어나는 규모다.
허 시장은 “그동안의 물가 변동 등을 반영해 총사업비가 568억원에서 887억원으로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시비도 159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총사업비 568억원을 기준으로 확보되지 않은 시비는 136억원이다. 박 의원은 2027년에도 필요한 시비 72억원이 남아 있다며 본예산에 재원을 반영해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국비는 대부분 확보돼 있는데 지방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국가사업의 공사가 중단될 상황까지 간다면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공사가 멈추면 현장 유지관리비와 장비 유휴비, 인건비, 물가 상승에 따른 간접비 등 추가 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시장은 필요한 시비를 추경과 본예산 등에 적기에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총사업비 증액과 관련해서는 이미 투입된 비용이 264억원을 넘어선 점을 고려해 타당성 재조사 대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토는 지난 7월 시작됐으며, 시는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변경된 사업비에 맞춰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인입선 공사 지연의 여파가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까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철도차량정비단으로 들어가는 화물열차는 신탄진역 주박선로에서 대기한 뒤 정비단으로 진입한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신탄진역 승강장이 이 주박선로에 계획돼 있어 인입선 이설이 늦어지면 승강장 공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허 시장은 “신탄진 인입선 이설이 지연될 경우 신탄진역 승강장 공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개통 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 인입선이 완성된 뒤 철거될 기존 1.6㎞ 선로의 활용 방안도 쟁점이다.
박 의원은 “이 공간을 단순한 개발 대상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오랫동안 철도로 불편을 겪은 주민들의 의견을 우선 반영해 공원과 녹지, 보행로, 문화공간 등으로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대덕구는 지난해 4월 상서·평촌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폐선부지에 LED 터널과 사계절 벚꽃거리, 푸드트럭존,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기본구상을 마련했다. 세부 활용 방안은 향후 용역 등을 거쳐 구체화될 예정이다.
허 시장은 주민 의견이 세부 활용계획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덕구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전 철도차량정비단 인입선 이설은 단순히 철로 하나를 옮기는 사업이 아니다”며 “수십 년 동안 철도로 단절된 신탄진 도심을 다시 연결하고 교통 불편을 해소하며 주민들의 안전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방비 매칭을 미루고 사업 기간이 또다시 연장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필요한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고 중앙정부·국가철도공단과 협의해 사업을 더 이상 지연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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