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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헤일메리’의 롱패스,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기억의 공

 

최근 앤디 위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았다. ‘헤일메리(Hail Mary)’란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 패배 위기에 몰린 팀이 역전을 노리고 던지는 성공 확률 낮은 마지막 롱패스를 뜻한다. 영화 속 헤일메리 호는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희망의 우주선으로, 거대한 재앙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떠올렸다.

 

70여 년 전 우리의 선조들 또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던 시절 수많은 젊은이가 조국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전선으로 향했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그들 역시 살아서 돌아올 기약이 없는 헤일메리같은 임무 앞에 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결연한 의지로 그 길을 선택했고, 그 희망의 롱패스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66일은 제71회 현충일로 우리 지역 대전에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추념식이 거행된다. 이날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현충원을 방문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묘비 뒤에 숨겨진 평범했던 영웅들의 이름을 읽어내려가며 그분들의 헌신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산 교육 그 이상이 될 것이다.

 

현충일은 단순히 과거를 슬퍼하는 날이 아닌, 선조들이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반추하고 그것을 미래로 이어가겠다고 약속하는 다짐의 날이다. 진정한 보훈은 거창한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는 일상 속의 존중에서 시작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우리 선조들이 이념과 지역을 넘어 나라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었듯, 그들이 목숨 바쳐 지켜낸 이 땅에서 우리가 서로를 포용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름 모를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의 비범한 희생으로 지켜낸 결과임을 기억하고, 우리가 그들의 헌신을 기억의 이정표로 삼을 때 대한민국은 국가를 위한 헌신이 최고의 긍지가 되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현충일에는 일상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를 위해 던져졌던 그 숭고한 롱패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홍대인 기자 홍대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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