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칼럼]한국교회 마녀사냥식의 ‘이단조작’ 사라져야
자격 없는 ‘이단감별사’들의 무분별한 정죄로 피해자 양산
김명숙 | 기사입력 2018-03-26 08:59:21

[광주타임뉴스=김명숙 칼럼] 지난 수십 년 간 한국교회 내의 무분별한 이단정죄는 끊임없이 문제가 되어왔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단정죄가 자칭 ‘이단감별사’들의 조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나 신학적 검토 없이 자행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3년 ‘한국교회 이단 연구의 문제점과 이단 검증에 대한 평가와 제언’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이정환(뉴저지순복음교회) 목사는 “이단연구가는 탁명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이후 최삼경과 이단감별사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교계에 전문적인 학식을 토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단단체를 비판하는 식으로 (이단 연구가) 시작 되었다"면서 최초의 ‘이단감별사’로 故 탁명환(국제종교문제연구소, 월간 현대종교) 소장을 지목했다.

◆ 故 탁명환 소장, 이교였던 ‘통일교와 타협’ & 금전 뒷거래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탁 소장은 당시 신흥종교였던 통일교를 사교집단, 정치집단, 비윤리 집단이라고 비판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이 이단이라고 주장한 통일교 측과 적절히 타협하는 행태를 보였으며, 급기야 1978년에는 ‘통일교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통일교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한 배경과 관련해 김덕환 저서 ‘탁명환 그는 과연 가룟유다인가?’에 따르면 당시 탁 소장은 통일교 본부에 전화해 “그 동안 통일교에 대해 고의적으로 비난 모함을 해 미안하다. 앞으로는 중상모략 인신공격은 안하겠다.

그리고 신흥종교보다 기성종교에 문제가 더 많다.

앞으로 기성교회의 부흥회, 기도원, 신학교 등을 본격적으로 비판해야겠는데 그럴 경우 기성교회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통일교회에서 생계를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이 사과문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 당시 통일교 측에서는 “‘귀하의 신흥종교문제연구소를 국제종교문제연구소로 바꾸고 한국교계 전체발전과 기독교의 연합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적인 연구를 한다면 연구비는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탁 소장에게 답변했고, 제안이 받아들여지자 탁 소장에게 당시 월 30만원씩 총 300만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과문 발표 후 당시 한국교계는 탁 소장의 통일교 박멸 운동에 반(反)하는 행위에 대해 ‘이적 행위’로 규정하며 분개했다.

당시 한국복음신문에 게재된 기사에 따르면 “한 교계 지도급 인사는 ‘도대체 탁 씨가 제 정신을 갖고 이런 사과문을 냈는지 혹은 항간에 들려오는 소문대로 기독교란 간판을 걸고 흥신소역할을 해오다가 그 정체가 드러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의 행위는 ‘신학적 소신 없이 시류에 따라 날뛰는 교계 일부의 치부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재정적인 지원 끊기자 타깃 정해 사진조작 등으로 ‘이단정죄’

통일교에 대한 사과 성명이 계기가 되어 탁 소장을 지원했던 많은 교회들은 그가 이단을 두둔한다는 이유로 재정적 지원을 끊기 시작했다. 당시 박윤식(평강제일교회) 목사와 당회에서도 탁 씨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언론에 따르면 박 목사와 당회의 자금 지원이 중단된 후 탁 소장은 1983년 2월 월간 ‘현대종교’ 편집국장을 통해 다시 박 목사에게 50만원 지원을 요청했다. 그

러나 박 목사는 “명분이 없어 도와줄 수 없다"고 거절했고, 이에 탁 소장은 당시 ‘현대종교’의 편집위원이었던 최삼경(빛과소금교회, 교회와신앙) 목사와 함께 박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또, 당시의 탁 소장과 최 목사의 이단 조작 수법에 대해서는 “탁 소장은 카메라 렌즈를 조작해 1983년 현대종교 6월호에 합성 사진을 게재했는데 이 사진은 박 목사가 여성도 3명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그는 이 사진을 마치 박 목사가 특정 여인과 단 둘이 다정하게 찍은 것처럼 사진을 조작했다"며 그의 이단 조작의 실체를 고발했다.

이처럼 한국교회 내 ‘이단감별사’라고 불려왔던 이들은 각종 수법으로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이단들을 조작했고, 그 조작 과정 중에 셀 수 없는 피해자들을 만들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돈벌이를 위해 어떠한 기준도 잣대도 없이 무분별하게 이단조작을 일삼아 온 이들이 과연 이단을 정죄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적까지 일고 있다.

교회여론조사연구소에서 발간한 <탁명환 그는 과연 박수무당인가?>에서는 “그는 박수무당이다.

교회 집사라는 위인이, 또한 신학교를 두 곳이나 다녔던 사람이, 각 교회에서 강연을 하면서 강사료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예수를 믿는다고 골백번 신앙고백하고 기도하고 찬송하던 사람이, 한 때 목사가 되려고 작정했던 사람이 빨간 무당 모자를 버젓이 쓰고 울긋불긋 복(福)자가 무수히 박힌 채색 무당 옷을 입고, 사천왕이 그려진 오색부채를 들고 ‘얼쑤! 얼쑤!’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며 이단을 정죄하던 탁 소장의 이단성을 역으로 꼬집기도 했다.

한편, 국제크리스찬학술원장 예영수 박사는 기독교평론신문에서 “탁 씨가 (이단에 대해) 연구한 것들이 100% 맞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단감별사들의 연구에 대하여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가 ‘현대종교’를 통해 이단 시비를 제기하고 이를 대형교단에서 연구나 검증 없이 짜깁기한 자료를 근거로 이단을 규정한다고 해서 이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