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사건과 성추행 사건으로 본 검찰의 민낯 <아내의 시간> 출간
김수종 | 기사입력 2018-02-02 08:47:31

[경북타임뉴스=김수종] 사람들은 가끔 검사의 아내인 나에게 물어본다.

미국 개척시대의 아프리카 노예도 아닌데 얼마면 검사 사위를 볼 수 있냐고 말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노예 혼이 거짓말처럼 존재한다

보통 미혼의 사시 합격생이 선을 볼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장인의 직업과 능력이다.

그래도 가끔은 이상한 종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법조계엔 고법 부장을 포기한 판사, 다음 임지를 포기한 검사, 돈을 포기한 변호사가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검사들에게는 스폰서가 많은 근무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변호사들과 자주 마작을 하는 남편이 걱정스럽다는 내 말에, 동료 검사의 아내는 환하게 웃으면서 대꾸했다

우리 그이는 매일 따기만 해요. 잃는 법이 없어요. 그 돈으로 장 봐요라고 했다

정말 검사들은 도박을 해도 잃는 법이 없는가 보다.

법원의 경우 2004년부터 아예 향판을 제도화했다

서울을 제외하고 원하는 곳에 눌러앉아 근무할 수 있는 제도인데, 이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도 변호사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제도이다

최고의 권력을 쥐고 있는 법원 판사가 같이 골프치고, 같이 오입하는 친구, 동문, 불알친구의 사건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한다고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 사돈의 팔촌까지 엮인 사건을 정의롭게? 도대체 당신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전관예우는 사람마다 급이 다르다

검사장이나 장관출신이라면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국내 최고의 로펌에서 모셔가지 않나. 보통 재벌이나 준재벌은 단 하루도 유치장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구속 수사 기간 1~2주를 봐 주는 조건으로 수십억을 제안하기도 한다.

강력부 검사는 돈과 조폭, 여자랑 친해지기 쉽다

우선 정보를 얻어야 하니 정보원의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부탁을 하고 받다보면 자연스럽게 금전과 여자가 오가는 사이가 된다

전별금도 받게 되고, 심지어는 아내를 서울에 두고 온 경우에는 무상으로 집을 제공받기도 한다

또한 가난한 검사들은 돈이 필요해서 절대적으로 스폰서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출간된 수필집 <아내의 시간>(도서출판 렌토)은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으로 붉어지고 있는 한국 검찰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 삼성, 이 남자를 키워드로 한때 검사의 아내였던 저자 양수화가 대한민국 검찰의 다양하고 재미난 실체와 여인 섭렵,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의 핵심부서인 법무 팀과 구조본의 접대 방법 및 로비와 밤 문화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지난 129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전직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검찰내부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번 일은 검찰 내부의 일만은 아니다

사실 그동안 법조계 내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던 성추행 사건은 차고 넘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아무튼 수필집 <아내의 시간>에는 서지현 검사의 증언처럼 성추행이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그들 세계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그 남자로 등장하는 전 남편에 대한 인간성 및 도덕적인 결함과 여성편력도 나름 정확하게 보고 듣고 느낀 대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2007삼성 비자금 사건삼성이 정계, 검찰, 언론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대대적인 로비를 했다는 검찰 출신 전직 삼성그룹 임원의 양심선언에서 비롯되었다

그 폭발력은 가히 대한민국을 뒤흔들 만한 것이었다.

권력과 자본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낸 폭로의 내용과 함께 소위 양심 세력은 수차례에 걸친 기자 회견을 통해 진상 공개를 촉구했었다

<아내의 시간>은 사건의 핵심에 있던 남편 곁에서 추이를 주시하며 지켜본 아내의 눈에 비친 조금 다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남편은 인생을 통해 가장 존경하고 사랑했던 자기의 부장이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아, 검사 출신으로 처음 삼성그룹에 들어갔다.

2000년 어느 날 남편이 미국산 비아그라를 여러 통 들고 왔다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란다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니 김00 사장과 이00사장의 서랍에 가득하단다

삼성그룹의 임원들은 공항에서 세관검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 들고 나가 사고 싶은 명품 다 사들여 온단다

현금도 왕창 들고 다닌다고 한다.

구조본의 어떤 임원은 비서 출신이었던 자기 아내가 모셨다는 어떤 사장에게 이를 갈았다

그 사장을 본관의 복도에서 마주치는 일이 자주 있는데, 자기만 보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단다

아내 나이 60이 되면 따져 묻겠다고 했다

지금쯤은 따져 물었을까. 묻기 전에 이미 그도 답을 알고 있었지 싶다

그게 분해서 그 임원 또한 자기 비서들을 그렇게 사랑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남편은 그룹 구조본의 엘리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일 년이면 수억씩 써가며 몸치장하는 것을 배웠고, 룸살롱에서 다달이 수천만 원을 뿌리며 여러 여자 거느리는 것도 배웠고, TV에 얼굴 비추는 애들과 비싼 섹스하는 것도 배웠고, 자기를 거두어 준 선배의 뒤통수를 갈기는 것도 배웠고, 남의 절친을 쉽게 빼앗은 것도 배우고, 잘라야 할 놈 뒷조사하고 트집 잡아 자르는 법도 배웠다.

어쩌다 보니 권력과 자본의 최상층부를 곁눈질할 기회를 얻었고, 어쩌다 보니 여느 사람으로서는 상상키 어려운 별천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권력과 자본을 움직이는 엘리트 검사, 대기업 핵심 간부들의 모습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던 터에, 사건을 거치며 소위 양심세력의 행태에서 실망을 넘어선 참담함을 겪게 되었다.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당시 모든 매체는 한 가정의 모습을 입맛대로 왜곡하여 보도했다

선정적인 보도에 묻혀 한마디 항변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10년이 더 지난 뒤 아내가 겪은 그 시간을 풀어놓는다.

그 내용은 한국사회 욕망의 꼭짓점, 검찰과 삼성그룹, 권력이 춤추는 그곳에는 돈과 에 탐닉한 단조로운 몰락이 넘실댔다

거칠고 녹슨 시간이 지배하는 공간, 그곳을 관통하며 삶은 불행하기보다 힘들었을 뿐이다.

혹자는 왜 지옥문을 열어젖히느냐만류하지만, 이것은, 잔인한 진실의 기억이다

펜대 굴리는 수뇌부에 처음으로 입성한 전라도 출신인 이 남자, 좋은 남편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충직한 부하 직원인 이 남자가 대선자금 수사 이후 검찰의 프락치로 낙인찍혔다

이후 그 남자는 회사생활을 정리하고는 지방으로 내려갔다

어느 곳의 자문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풍문이 들린다.

<아내의 시간>의 저자 양수화는 한때는 전두환 비자금을 수사한 검사의, 한때는 삼성 구조본 핵심 임원의 아내였다

이전에는 사법고시생의 아내, 그 이전에는 꿈 많은 문학소녀였다

고시생의 아내로 살면서 대학을 중퇴한 이후, 남성이 검사가 된 이후에 다시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졸업하고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검찰과 삼성그룹을 거치며 권력의 속성에 휘둘리고,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삼성 비자금 사건의 중심에 선 이 남자를 속절없이 지켜보았다.

그 와중에 한 남자와 두 번의 이혼을 거쳐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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