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덴동어미 화전놀이’팀을 시립극단으로 만들어 지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영주시 후보들에게 드리는 제언. 21
김수종 | 기사입력 2018-01-03 12:09:16

[영주타임뉴스=김수종 칼럼]연간 6500억 원 규모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영주시는 문화·관광분야 예산으로 올해 573억 원이 잡혀있다. 그런데 영주시는 아직 시립예술단이 없다. 시청소속 실업팀으로 우슈쿵푸팀, 복싱팀, 육상팀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정부지원과 스포츠분야 예산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지역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향토역사·문화를 알리는데 예술단만 한 것이 없다. 인구 10만 명이 조금 넘는 영주시에서 가능한 예술단은 무엇일까? 영화나 드라마를 지역 힘으로 스스로 만드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음악이나 공연 쪽이 적당할 것 같다.

현실적인 비용과 예산문제를 생각해보면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교향관현악단이나 합창단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필요한 인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작은 규모로 만들어 지역을 순회하면서 공연을 하는 것은 현실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자원을 확보하고 유지 관리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이런 고민을 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연극단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지역에서 가장 알차고 내실 있게 활동하고 있는 마당놀이 덴동어미 화전놀이팀을 시립극단으로 만들어 지원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덴동어미는 <소백산대관록>이란 필사본에 실려 있는 장편서민가사로 순흥지방 화전놀이를 읊은 것인데 덴동어미의 비극적인 일생을 액자구성으로 노래한 것이다.

내용은 순흥 어느 한 마을 부인네들이 비봉산에 모여 화전을 즐기다가 어떤 청춘과부가 신세를 한탄하면서 개가할 뜻을 비친다. 이에 덴동어미가 자기의 기구한 팔자를 자세히 일러주면서 개가하지 말고 주어진 운명대로 살라고 설득하자 청춘과부는 마음을 고쳐먹고 봄춘자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놀았다.

이어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화전놀이를 끝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춘과부의 신세한탄으로 인하여 침체된 화전놀이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하여 소개한 덴동어미의 일생 이야기가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덴동어미는 임이방의 딸로서 16세에 예천 읍내 장이방 집으로 시집갔으나 남편이 단오 날에 그네를 뛰다가 떨어져 17세에 과부가 된다. 다시 상주 이승발의 후처로 개가했으나 과중한 징포로 인하여 도산하고 경주 군뇌집에 안팎 담살이를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해 수만금 돈을 모아 월수를 놓았으나 괴질로 인하여 남편도 죽고 월수 돈을 꾸어간 사람들도 모두 죽었기 때문에 빈털털이 과부가 되어 유랑하게 된다. 다시 울산에서 옹기장사하는 노총각 황도령을 만나 결혼했으나 산사태로 남편을 잃고 말았다.

주위의 권유로 또다시 엿장수 홀아비 조서방과 결혼하여 만득애자를 얻었는데 별신굿에 팔 엿을 고다가 불이 나서 남편은 타죽고 아이는 불에 데어 장애인이 되었다. 하는 수 없이 덴동이 만득애자를 업고 60이 다된 나이로 고향 순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4번이나 결혼을 해도 다시 과부 신세를 면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하여 청상과부에게 운명과 상황에 순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운명론적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자신의 회고담을 통하여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의지와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덴동어미의 인생사에는 조선 말 가혹한 징세와 지배층의 수탈, 경제적 몰락으로 인한 유랑생활과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 재혼의 자유스러움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사실 연간 10억 원 내외 예산이면 지역에서 시립극단을 운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덴동어미는 지난 2016년에는 국비사업선정으로 3억 원을 지원받았다.

2017년에는 일본 후지노미야시와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개최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초청공연에도 참가했다. 올해 예산도 덴동어미 화전놀이개발에 5억 원이 책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영주시는 이미 작년에 덴동어미를 지역대표 콘텐츠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순흥에 있는 한국문화테마파크 내 마당놀이 공연장에서 상설공연을 하고 있다. 각종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콘텐츠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용극장 운영과 신인배우양성에 매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힌바 있다.

여기에 작년부터는 덴동어미의 주인공 캐릭터를 영주특산물에 활용하고자 하는 특산품업체도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영주 선비촌한과(대표 권오영), 영농조합법인 만수주조(대표 이보영), 영주농업회사법인 고구맘(대표이사 황병성) 등이 캐릭터를 이용하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덴동어미 화전놀이는 영주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내용의 공연이며, 지역에서 지원하면 50~100년 장기공연이 가능한 놀이이다. 따라서 지역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함과 아울러 시립극단으로 전환하여 공연진 모두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주시는 본격적으로 덴동어미에 대한 연구개발과 공부모임은 물론 시립극단으로 전환 시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당장의 재정부족은 캐릭터를 이용한 팬시상품(fancy商品,실용성보다는 장식성을 위주로 한 일용품)판매 및 공연 유료화, 개인이나 기업후원 등으로 보충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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