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영주, 그리고 종가 및 선비음식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영주시의 후보들에게 드리는 제언. 9
김수종 | 기사입력 2017-12-08 18:12:26

[영주타임뉴스=김수종]영주는 정말 인물이 많고, 볼 것이 많고, 먹을 것이 많고, 자연유산, 문화유산이 넘치는 곳이다. 그래서 영주시 모 공무원은 농산물 하나로 보자면, 대형마트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특급 농특산물이 많은 고장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어느 것 하나 모두가 만족하는 100점짜리가 없는 것 같다. 물론 최고로 꼽은 소백산, 부석사, 소수서원, 무섬마을, 영주사과, 풍기인견, 풍기인삼, 영주한우 등이 빠지는 것 없이 훌륭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무튼 무엇인가 부족한 허전함이 있다.

이 정도의 자원이라면 관광객이 넘쳐나고 매년 인구수보다 최고 20~30배는 많은 관광객들이 영주에 방문하는 것이 눈에 보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정말 손님을 모시고 가면 우선 숙박할 곳도 마땅하지 않고, 먹고 마시는 것도 고민에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아침은 순흥에서 먹고, 점심은 부석사 앞에서 먹고, 간식은 순흥기지떡이나 영주고구마 빵으로 한 다음, 저녁은 영주한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무엇인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딘가 허전하다.

영주를 호령하는 종가의 아들도 아니고, 학문이 깊은 선비의 자손도 아닌지라, 무엇하나 영주를 대표하는 음식을 먹어본 기억도 별로 없다. 물론 이런 것을 파는 집도 없다. 안동만 가도 헛제사밥을 파는 곳이 있다. 간고등어에 헛제사밥을 먹으면서, 안동식혜로 마무리가 가능하다.

어른들은 안동소주도 한잔 할 수 있는 시간도 공간도 넘쳐난다. 그런데 영주는 뭘까? 있을 것은 다 있다. 영주문어도 있고, 영주간고등어도 있다. 순흥묵밥이나 돼지묵전골인 태평추(태평초)도 있다. 순흥기지떡에 풍기생강도너츠, 풍기인삼 삼계탕, 내가 좋아하는 배추전과 닭개장도 있다.

그런데 뭐?라고 자문하게 된다. 모두를 놀라게 하는 올킬 메뉴(All kill Menu)’는 없는 것 같다. 왜 그럴까? 다들 너무 잘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맥주 종주국인 독일을 대표하는 맥주가 없고, 김치 종주국에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가 없는 것처럼, 소재와 먹을거리가 넘치는 영주에도 영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머리를 짜고 생각을 해봐도 없는 것 같다. 정말 개인적으로 아직 배가 너무 고프다. 만족하지 못하는 측면도 많다. 지역 양반가의 정신을 담은 종가음식과 함께 영주의 치유와 힐링, 정신문화, 역사가 깃든 선비음식도 사실은 아직은 갸우뚱하게 된다.

그래서 작은 꿈이지만 종가음식과 선비음식을 바탕으로 한참을 기다렸다 먹을 수 있는 영주만의 특별한 음식과 맛 집을 개발하는 것이 바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이 영주에 더 많이 방문하게 하고, 영주를 경험하고 맛보고 체험하러 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말 영주를 제대로 느끼고 맛난 것도 먹고 멋진 한옥에서 자고 풍기인견도 입어 보게 하는 것이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여행은 먹는 것과 함께 사람의 정을 느끼고 배우는 것에서 크게 감동하게 되는 일이다.

나는 영주사람들의 정과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체험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실 영주는 숙박시설이 무척 부족한 곳이다. 정말 잘 곳이 없다. 풍기온천리조트를 제외하고는 큰 숙박시설이 없고, 작은 여관이나 모텔이 전부인 것 같다.

가끔 손님들과 가면 사실은 한옥에서 하룻밤을 유하고 싶은데, 이런 곳도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옥민박을 하는 곳이 있어도, 역시 여성들의 경우에는 화장실과 샤워장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말 별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무섬마을 전통한옥수련관과 안정면 남녘마을 효마루체험센터가 단체숙박이 가능한 한옥이다. 우리는 작은 한옥이지만, 가족단위로 숙박하고 싶다. 이런 것도 미흡한 점이 많은 것 같아 아쉽기는 매 한가지다.

무섬마을 해우당고택으로 귀향한 전 경향신문 김지영 기자가 아직도 전통을 고수하면서 매일 같이 장작불로 군불을 땐다. 그런 아랫목을 사람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소중한 체험을 위해 하루 열사람만 모시는 특별한 추억여행에 최소 몇 달에서 일 년은 기다려야 하는 줄서는 문화도 생겼으면 좋겠다.

아무튼 영주를 대표하는 먹을거리의 개발과 정이 넘치는 오래된 한옥에서 하룻밤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더 확보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