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쓰시마 아소만이 보이는 전망대와 도리이가 멋진 와타즈미신사를 거닐다.
김수종 작가, 10월에 아내와 함께 일본 쓰시마에 다녀오다.2
김수종 | 기사입력 2017-11-01 11:50:21

[부산타임뉴스=김수종] 이제 점심을 이동 중에 먹기 위해 마트로 가서 각자가 좋아하는 도시락과 음료를 구매하여 북섬의 남쪽 끝에 있는 에보시타케(鳥帽子岳)전망대로 갔다. 나는 아소만의 전망이 360도 전부 보이는 이곳이 마음에 든다.

장모님과 처고모님, 큰 처형은 다리가 아프다고 했지만, 나는 워낙 전망이 좋은 곳이 억지로 모시고 올랐다. 남쪽의 깊숙한 아소만과 북쪽의 와타즈미신사, 문화의 마을 등이 멀리서도 잘 보이는 곳이다. 특히 삼나무 숲이 장관이다. 한국 남해안 다도해나 베트남 하롱베이(Ha Long Bay)’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멋진 곳이다.

사방을 조망하고 기념촬영을 마친 다음 천천히 내려왔다. 그리고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里自然公園)’의 잔디밭에서 식사를 했다. 다들 오랜 만에 맛난 밥을 먹었다고 했다. 정말 일본 도시락은 과히 예술이다. 특히 쌀이 좋고, 나는 튀김 종류가 너무 맛난 것 같다.

이어서 잠시 걸어 이웃한 와타즈미(和多都美)신사로 갔다. 바다의 신을 모신 해궁으로 용궁전설이 남겨져 있는 곳이다. 본전 정면의 다섯 개의 도리이(鳥井, )’중 바다 위에 서 있는 두 개의 도리이는 만조에 따라 그 모습이 바뀌어 매우 신비롭다.

바다에 도리이가 세워져 있는 이유는 바다의 신인 용왕이 수중 도리이를 통하여 육지에 서있는 도리이를 통과하여 신전으로 들어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도리이가 5개인 이유는 인간의 5(五慾)인 식욕, 색욕, 수면욕, 재물욕, 명예욕으로부터 해탈하라는 의미다.

나는 도리이를 한참 바라보고는 신사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입구에 있는 개 두 마리가 인상적이다. 왼쪽은 암놈, 우측은 수놈이다. 성기의 모습까지 뚜렷하다. 그래서 더 재미나다. 이후 배전(拝殿)옆에 있는, 용을 닮은 큰 소나무를 본다. 뿌리가 마치 뒤편의 본전을 지키듯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이 경이로울 뿐이다.

본전 뒤편에 있는 숲으로 가서, 바다의 신인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의 무덤을 보았다. 언제 봐도 음침한 곳이다. 거대한 삼나무 아래에 있는 돌무덤으로 음기가 넘치는 것 같은 곳이라 조금은 두렵지만, 눈을 크게 뜨고 보고 간다.

와타즈미신사는 일본 초대천황인 진무천황(神武天皇)’의 할머니가 되는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를 바다의 신으로 모시고 있는 용왕신사이다. 신사와 도리이의 방향이, 가야 또는 신라를 향하여 세워져있다. 그런 이유로 일본인의 뿌리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도해궁(渡海宮)으로 도래설의 흔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사의 신화는 신들의 후견인인 다카미무스비(高皇産靈, 高御魂)’의 외증손으로 지상에 강림한 니니기(彌微藝)’의 아들 히코호호테미노코토가 어느 날 바다에서 낚시를 하다가 형의 낚시 바늘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낚시 바늘을 찾기 위해 헤매다 신의 도움으로 용왕의 딸 도요다마히메노미코토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결혼한 후 3년 뒤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 동생은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린 형의 낚시 바늘이 생각나서 용왕에게 협조를 요청하여 바늘을 찾은 후에 하늘의 형에게 돌아갔다.

만삭의 몸으로 홀로 남은 공주는 바다 속에서 아기를 혼자서 낳을 수가 없었다. 풍랑이 심한 어느 날 출산을 위해 여동생 다마요리노히메미코토(玉依女神)’공주를 데리고 와타즈미신사로 나왔는데, 여기서 남편을 다시 만난다.

공주는 손수 해변에 산옥(産屋)을 짓고 아기를 낳는 동안 남편에게 절대 산옥의 방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당부하고 아기를 낳으러 들어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방에서 나오질 않고 아기 울음소리만 들려서 남편은 아내가 출산하는 장면을 봤더니 공주는 온데간데없고 큰 뱀(상어 혹은 이무기)이 괴로워 나뒹구는 모습만 보였다.

남편에게 진짜 모습을 들켜 화난 공주는 낳은 아기를 바다에 버리고 용궁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때 버려진 남자 아이가 우가야후기아에즈(鵜芽葺不合)’, 별명이 이소라에비스(磯良惠比順)’이다. 훗날 이소라에비스는 이모인 다마요리노히메미코토(玉依女神)공주와 결혼하여 일본 초대 천황인 진무천황(神武天皇)을 낳았다.

이 전설에 따라 지금 일본 황실계보는 천신(天神) 아버지와 해신(海神) 어머니의 혈통을 이어받은 사무라이() 무인(武人)출신의 진무천황(神武天皇)으로 이어진다는 기원설화이다.

신사를 둘러본 우리들은 다시 쇼핑을 하기 위해 사카(佐賀)’ 인근에 있는 마트로 갔다. 나는 술을 조금 샀고, 아내는 생활용품을 조금, 장모님은 의약품을 구매했다. 이제 다시 히타카츠방향으로 길을 잡아 출발한다.

북섬의 동쪽해안을 따라서 드라이브를 하는 재미는 좋다. 삼나무 숲과 해변을 따라서 올라가는 길은 운치도 있지만, 바다와 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라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달려 모기하마해수욕장(茂木浜海水浴場)’까지 갔다. 이곳도 아침에 갔던 도노사키처럼 러일전쟁 당시에 러시아 수군이 상륙했던 곳이다. 해수욕장 입구에 전쟁의 흔적이 있는 포와 비석 및 안내판이 서 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전쟁은 역시 없어져야하는 산물인 것 같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자연도 파괴되고, 사람의 정신도 피폐하게 하는 것 같다. 아내와 나는 바닷가에서 그림자놀이를 하면서 잠시 놀았다. 해질 무렵의 긴 그림자와 쓰시마에서 보기 드문 모래사장을 한참 걸어보기도 했다.

이어 떡갈나무 숯 공장을 지나 어제 장모님을 만나기 위해 어렵게 통화를 했던 하마구스 인근에 있는 나루타키(鳴滝)폭포로 갔다. 입구의 삼나무 산책로와 작은 신사 아래에 폭포가 있다. 지난 며칠 동안 비가 와서 오늘 따라 물도 많고 소리도 장엄하다.

역시 용이 승천하기 직전에 울고 있는 느낌이 드는 폭포이다. 쓰시마는 섬의 90% 가깝게 산림지역이지만 강은 짧고 가파르지 않아 폭포가 적은 편이다. 그런데도 이곳 나루타키는 쓰시마 유일의 나름 유량이 큰 폭포로 주변 경치가 매우 뛰어나서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폭포 구경을 마친 우리들은 히타카츠로 돌아가서 중화요리와 이자카야(いざかや, 居酒屋)를 겸하는 있는 야에(八重)식당에서 저녁을 했다. 나름 중화요리는 맛있는 편인데, 우동은 정말 최악이었다. 국물도 맛이 없었고, 면이 전부 불어서 씹을 수가 없을 정도로 물컹물컹했다. 아무튼 식도락의 재미를 못 느낀 저녁이 되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목욕을 하기 위해 미우다해수욕장바로 옆에 있는 나기사노유()’로 갔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대욕탕과 노천탕을 비롯하여 사우나, 전신마사지가 가능한 제트바스와 월풀욕탕, 탈의실과 휴게실 등 각종 최신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곳이다. 규모는 한국의 목욕탕과 비슷하지만, 물이 좋은 곳이라 자주 찾게 된다.

목욕까지 마친 우리들은 TOKISEKI(토끼새끼) 3층에서 술을 한잔하고는 민박집으로 돌아가서 오늘도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조용하고 쾌적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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