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 축제와 퓨전요리 ‘닭고기 철판구이’로 마음을 잡다.
김수종의 8월 일본 쓰시마 여행기. 3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8-31 09:03:08

[부산타임뉴스=김수종] 쓰시마 히타카츠의 '옷동 마츠리' 불꽃놀이가 끝났다. 식당 건물 3층 옥상까지 놀러온 사스나의 우리들 펜션최 사장까지 4명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을 조금 더 마셨다. 옥상이라 모기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람이 잘 불어 시원했다.

이제 내일을 위해 잠을 자기 위해 다시 민박집으로 갔다. 손님이 아직 없고 개업을 하지 않아서 혼자 쓰는 즐거움이 좋다. 한두 달 안에 준비를 마치고 영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몇 사람 공동으로 와서 1~2주일 정도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2층 집에 방도 많고 부엌과 거실 및 창고, 화장실, 욕실, 세탁기, TV, 선풍기, 에어컨 등도 전부 있다. 너무 조용하고 편안하다. 어제보다는 더워서 선풍기를 틀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이내 아침까지 잘 잤다.

20()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일단은 식당 ‘TOKISEKI(토끼새끼)’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부터 했다. 아침을 빵으로 먹으면서 나는 닭고기 철판구이(鶏肉鉄板焼)’를 제안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요리로 닭고기에 양파, 숙주나물에 양념을 넣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내가 닭고기 철판구이를 하기로 했다. ‘경상도 뺀질이가 더운 여름에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마트로 가기 전에 길을 조금 더 가서 가와치(河內)에서 렌터카 사업과 정비공장을 하는 김삼관 사장의 사무실로 갔다. 이런저런 사업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모님이 주신 튀김과 주먹밥에 커피까지 얻어먹고는 나왔다.

두 분은 육십 대 중후반이라 이제는 사업도 육체적으로 힘든가 보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고민 중이다. 그리고 나는 정비공장 인근에 있는 임진왜란 당시에 조성된 조선군 코·귀 무덤으로 갔다.

지난달에는 그냥 지나만 가서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혼자라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잠시 절을 올렸다.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 곳이라 한참을 서서 기도를 드리고 왔다. 아직도 갈 길이 먼 한·일간의 관계에도 늘 걱정이 앞선다.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나약한 사람이라 인사라도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서 찾게 되는 곳이다. ‘부디! 극락왕생하소서그리고는 다시 마트로 가서 장을 본다. 닭고기 철판구이에 필요한 닭 가슴살이 있을까 살펴보았더니 마침 적당한 고기가 있어서 한 뭉치를 사왔다. 그리고 양파, 숙주나물, 마늘 등을 조금 샀다.

쇼핑을 하는 중간에 우연히 우리식으로 보자면 제사에 쓰는 과자를 보았다. ‘고쿠모츠(御供物,ごくもつ,공양물,제물,供養物,祭物)’라고 쓰여 있는 과자다. 여름축제 때라서 신사와 절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시기인지 곳곳에 많다.

혹시나 해서 직원에게 물어보았더니, ‘공양물이 맞다고 했다. 요즘 한국에서는 시골 오일장에나 가면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보기 힘든 제수용 과자를 마트에서 팔고 있는 것이 재미났다.

오늘은 마트에서 나오는 길에 안내 벽보를 보니, ‘메구리아이 인 쓰시마(めぐりあい()in 対馬島, 번역하자면 사랑으로 둘러싸인 쓰시마정도일 것 같다)’포스터가 보인다. 쓰시마시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오는 1014일 토요일 오후1시에 지역에 사는 25~45세의 독신남녀 10쌍을 대상으로 맞선을 주선한다는 내용이다.

이곳도 역시나 일본에서 보자면 엄청난 시골이라 결혼이 힘든가 보다. 당연히 결혼도 출산도 걱정인 세상이라 본격적으로 시 당국에서 맞선을 주선하고 결혼도 시켜보자는 계획인 것 같다. 처음 하는 1회 행사인 것으로 보아서 최근에 고민이 되어 방을 부착한 것 같다. 잘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식당으로 돌아와 우선 닭 가슴살을 물에 씻은 다음, 칼집을 내고는 밀가루를 입힌다. 그리고는 철판에 굽는다. 3분 정도 굽고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그런 다음 양파를 크게 썰어서 1분 정도 같이 굽는다.

그리고는 양파의 숨이 죽으면 그때부터 간장, 소금, 마늘, 소스를 가미한 다음 불을 줄이고는 먹을 양만큼의 숙주나물을 넣고는 30초 안에 불을 끈다. 이제 요리 완성. 급하게 접시에 담고는 3명이 시식을 했다. 맛은 보통이상 인 듯 하다. 모두 감동.

고이사와 윤 대표는 이것을 주 요리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찬성했다. 쉽고 간편하면서도 먹기에 좋은 일본식 퓨전 요리로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에 동의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어제 만들었던 오코노미야키를 윤 대표가 만들어 보았다.

맛이 어제보다 더 좋다일취월장이다. 일단 내가 만든 닭고기 철판구이와 오코노미야키를 이집의 주요한 메뉴로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조금 시간이 있고 몇 번의 연습을 더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숙고를 더 하기로 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밀어보자고 결정을 한 것이다.

점심까지 해결을 하고는 나는 주변을 산책도 하고, 어제 끝나 정리 중인 축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우리 같으면 반나절도 안 되어 마무리 했을 것 같은데, 어제 밤 늦게부터 오늘 오후까지 정말 천천히 꼼꼼하게 여러 명의 젊은이들이 정리하면서 청소도 하고 깔끔하게 일하고 있다.

역시 일본사람들은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천천히 실수 없이 일을 마무리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그동안의 차량 출입도 통제하면서 깨끗하게 정리 중이다. 우리 같으면 대형주차장을 이렇게 이틀 동안 못쓰게 하면 난리가 날 것 같은데도, 아주 느리지만 깔끔하게 일하고 있다.

읍내 산책까지 끝낸 나는 오후 420분배로 부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속을 부탁하고는 다시 짐을 챙기고 샤워를 했고 옷도 갈아입고는 항구로 갔다. 8월의 여름 햇살은 아직 뜨겁다. 하지만 조용한 곳이라 마음은 편하다. 어제의 축제 느낌이 남아 있는지 항구의 직원들은 대부분 유카타를 입고 근무 중이다.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서비스가 되는 것 같다. 배를 타러 가는 길에 손님 환송을 나온 김삼관 사장님을 만났다. 1인승 자동차를 타고는 왔다 갔다 하시는 모습이 재미나다.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는 윤대표, 고이사 부부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두 분은 며칠 후에 부산으로 나오신다고 한다. 창업비자 신청을 하게 되는 관계로 앞으로 이상이 없다면 두어 번만 더 왕래하면, 쓰시마의 주민으로 장기거주를 하게 될 것 같다. 잘 되길 바라면서 나는 배에 올랐다.

배가 오르기 직전에 보니 917()에는 이곳 쓰시마에서 한일해안청소페스타행사가 열린다는 벽보가 보인다. 자원봉사자 모집 중이라고 한다. 정말 생각을 해보니 주요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이곳 해안에도 쓰레기가 많다. 청소를 자주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섬의 서쪽에는 한국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많아서 한국인 자원봉사도 꼭 필요할 것 같다.

배에 오르니, 오늘은 재미나게도 항구의 직원들이 나와서 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유카타를 입은 여직원 5명과 양쪽의 남자직원 두 명이 기분 좋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러니 일본은 역시 여름 축제의 계절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 보다. 일본이 조금 더워도 여름 축제를 보고 즐기는 것이 여행의 참맛인 듯하다.

이것으로 나의 10번째 쓰시마 여행을 마쳤다. 더운 여름이라 특별히 관광도 하지 않았고 그냥 이야기나 나누면서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쉬다가 온 여행이었다. 별로 한 것이 없어도 나에게는 상당히 정감이 가는 쓰시마 인 것 같다. 언제 가도 좋은 쉼터에 안식처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榴林 김수종 (010-4674-4311)


광역시 충청북도충청남도경상북도전라북도전라남도
서울타임뉴스인천타임뉴스대전타임뉴스대구타임뉴스광주타임뉴스울산타임뉴스부산타임뉴스제주타임뉴스세종타임뉴스태안타임뉴스안동타임뉴스의성타임뉴스군위타임뉴스영양타임뉴스울진타임뉴스문경타임뉴스상주타임뉴스예천타임뉴스영주타임뉴스청송타임뉴스영덕타임뉴스구미타임뉴스김천타임뉴스칠곡타임뉴스봉화타임뉴스여수타임뉴스광양타임뉴스순천타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