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쉽다! 돈이 뭔지, 문학관이 유카타 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다니
김수종의 일본 쓰시마 여행기, 1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7-25 15:57:58

[부산타임뉴스=김수종]지난 21()~23() 국내외 트레킹 전문 로드 디자이너(road designer)’로 일하고 있는 아웃도어파트너스여행사 고광용 이사와 함께 일본 쓰시마(対馬島)’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단출하게 두 사람 뿐이다.

부산항에서 21() 아침 8시에 만나 수속을 마친 다음 920분 배를 타고는 쓰시마의 중심인 남섬에 있는 이즈하라(厳原)’항구로 향했다. 새벽에 서울 집에서 나와 KTX로 부산역까지 2시간 30, 다시 배를 타고 2시간 10분을 이동하는 내내 잠을 잤다.

겨우 눈을 뜨고 보니 오전 1130분이다. 이제 배에서 내린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는 항구로 나오니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오늘은 전날 미리 쓰시마 히타카츠(比田勝)’에 와 있던 고 선배 둘째 아들의 친구인 이재승과 한다발이 마중을 와 주었다.

일단 점심식사부터 간단하게 하고 숙소가 있는 히타카츠로 향하기로 한다. 식사는 이즈하라 뿐 아니라 쓰시마에 유일하게 있는 회전초밥집으로 갔다. 늘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다행스럽게도 조금 일찍 갔고, 4명이라 쉽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초밥을 30개 넘게 주문한 것 같다.

그런데 나와 고 선배만 계속 먹는다. 아직 20대 후반인 재승이와 다발이가 잘 먹지 안 는다. “, 안 먹어라고 했더니, “4시간 전에 히타카츠에서 출발하면서 눈에 보이는 곳마다 방문하여 쉬고 먹고 해서 전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다.

이런 답답한 노릇이 있나. 젊은 친구들을 위해 초밥집에 왔는데, 어른들만 신나게 먹고 나온 것 같아서 조금 씁쓸했다.

재승이와 다발이는 친구의 부모(고광용, 윤단경 부부)가 히타카츠에서 작은 식당(TOKISEKI-음식, 커피, 캠핑장비 대여, 유카타(浴衣) 대여, 일반 휴게실, 음료 판매)과 함께 민박집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고잠시 쉬고 관광도 하고 놀면서 며칠 봉사도 하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친구는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데 말이다. 정말 착한 청년들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계단 아래 85~6(~)열리는 쓰시마 이즈하라항구 축제(対馬厳原港祭,이즈하라 미나토 마츠리)’벽보가 보인다.

지난 2012년까지는 쓰시마 아리랑 축제라는 이름으로 열리던 전통 있는 축제였다. 하지만 이 무렵 발생한 어느 사찰의 국보급 문화제 도난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한 반한 감정에 불이 붙어 이름을 바꾸게 된다.

조선통신사와 아리랑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문화제 도난사건으로 당분간은 원상회복이 힘든 상황이 되어버려 아쉬울 뿐이다. 이제 하치만구(八幡宮)신사건너편에 있는 요즘은 주로 젊은이들의 유카타 체험장 등으로 사용되는 나카라이 도스이(半井桃水)으로 갔다.

나카라이 도스이관은 쓰시마 이즈하라 태생의 소설가이자 기자였던 나카라이 도스이’(18601926)의 생가를 개조해 만든 2층 규모의 기념관이다. 그는 뛰어난 문재(文才)를 지닌 작가’ ‘메이지(明治) 문단의 천재라고 불리는 여성 작가이자 일본 5,000엔 화폐 속 주인공인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樋口一葉)’의 문학 스승이자 연인이었다.

그는 8세 때 쓰시마 도주의 주치의를 지낸 의사였던 아버지 나카라이 탄시로우(半井湛四良)’를 따라 부산에서 3년 동안 살았다. 이로 인하여 그는 조선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으며 조선 풍물에 상당한 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아사히신문의 1호 특파원으로 한양에 파견되었다. 조선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첫 외국인 상주 특파원이었다. 1881년에 부산에 통신원 신분으로 파견되었다가 이듬해 한양으로 가서 일본 언론 역사상 첫 해외 특파원이 된다.

기자로 일하면서 소설 <춘향전>을 일본어로 번역해 20회에 걸쳐 신문에 연재하기도 했다. 이후 <구운몽> <징비록> 등을 일본에 소개했다. 이후 소설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을 신문에 연재하여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창작 소설은 군국주의 근대 일본의 논리를 여과 없이 반영하고 있다.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은 임오군란, 갑신정변을 배경으로 용감한 일본 남성이 조선 여인을 구출한다는 이야기와 청나라, 러시아 등 열강의 각축전에서 일본이 조선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조선의 일그러진 단면도 부각된다. 하지만 그의 소설들은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일본 우익들의 적대적이며 편향적인 시선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불편하지만 당시 일본이 어떤 시각으로 조선을 바라봤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책을 쓴 인물이다.

아무튼 작가이며 소설가의 집 귀퉁이에 문학관이 있기는 하지만, 유카타 체험장에 휴게실과 회의실 정도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다. 한국인 방문객은 상당히 많은지 1시간에 1천엔을 주고 더운 날임에도 유카타를 입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방문객들이 많이 보인다.

이어 섬의 동쪽 길을 따라 히타카츠로 길을 잡았다. 고 선배는 지난 3일 정식으로 식당 TOKISEKI’의 영업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준비할 것이 많아 본격적인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가는 길에 2층 식당과 3층 휴게실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누볐다.

먼저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전자상품 판매점. 이곳에서는 에어컨을 알아본다. 6~8조 크기의 다다미()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배달 및 설치비를 포함하여 5~6만 엔 정도였다. 비싸지는 않았다. 점원이 미끼상품으로 나온 것으로 잘 팔린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성수기라서 한 달은 기다려야 설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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